#Day205. The Regional Assembly of Text (Paper things & Letter Writing Club)
#Day205
in Vancouver
Writer : Hani Kim
2016.05.05
5월 5일, 어린이날을 정말 어린이날답게 보내게 해준 곳에 다녀왔다. 지난 4월 중하순쯤 오프때 아무 생각없이 오랜만에 메인스트릿을 가볼까,하고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이 곳은 one of my favorite shops in Vancouver!!!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만약 hiring이 있었다면 정말 간절히 간절히
일해보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취향저격 샵. 그렇다. 오늘의 주제는 내가 넘나 좋아라하는 문구샵 소개가 되겠다.
문구샵이라고 하니 뭔가 퓨전적인게 이상하다. 문구 가게로 정정. 아니다. 팬시샵! Whatever!
한국에서도 친구와의 약속시간을 두고 짬시간이 날 때, 혹은 스트레스 받았는데 어딜 갈 지 모를 때 내 발이 자동으로 향하던 곳은
바로 서점이었다. 특히 서점 안에 있는 팬시샵. '책'도 책이지만 책 이상으로 매력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 노트들, 다이어리들, 악세서리들로 가득찬
그 곳은 눈요기를 할만한 것들로 가득차있다. 더군다나 여자라면 어렸을 적 문구점을 그렇게 훑고 다녔던 팬시에 그렇게 집착하던 시절이 있었을 것.
실은 그냥 내 얘기다. 본론, 밴쿠버의 '삼청동'같은 곳이라 불리우는 힙한 거리. Main street을 걷다가 우연히 찾은 나만 알고 싶은 그런, 팬시샵이라는 거!
방금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역시ㅋㅋㅋㅋ 나만 알고 있다고 말하기엔 너무도 유명한 이 곳이었다. 그러니 꼭 가보시길 :D worth it!
The Regional Asembly of Text
3934 Main Street
Vancouver BC, V5V 3P2
규모가 엄청나게 큰 샵이라기보다 아기자기한 사이즈의 아기자기한 데코로 가득찬 이 곳은 혼자 들어가서 30분 넘게 족히 구경할만한 흥미로운 아이템들로 가득 차 있다. 카드를 손수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페이퍼'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거다. 한 장 당 50센트로 약 450원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진짜 비싸긴 하다. 한국의 2배 정도? 흠.. 하지만 가면 분위기에 취해 몇 장 집어와 당장이라도 색연필을 들고 카드디자이너가 되어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카드 한 장씩 보내주고싶은 욕구가 충만해지는 곳이기도 하다.(이것도 실은 내 얘기. 손수 만들어 몇몇 친구들에게 보내주려는 참인데 이만한 가게를 찾기 힘들었다.ㅜㅜ 그래서 비싸도 눈물 머금고 구입)
4월 중순부터인가 한창 Mom's day(5월8일)때문에 엄마와 관련된 카드, 선물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는데 요런 아이템도 너무 귀엽고 앙증맞은데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이런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자기만의 '감사 리스트'를 만들어 선물하는 것도 내가 정말 사랑하는 작업 중 하나!ㅎㅎ 실제로 정말 친한 동생한테 '~해서 좋아요'같은 오글토글 편지를 받아본 적이 있는데 내가 받아본 편지들 중 너무 인상깊어서 잊을 수가 없다.
그 이후로 나도 엄마아빠께 또 특별한 사람에게 '~~~해서 좋아요' 버전의 카드를 써본 적이 있는데 꽤나 호응이 좋았다.
생일 달력인데 연도가 적혀있지 않는 그냥 정말 단순하게 '날짜'만 있어서 매년 돌아오는 생일을 매 해마다 다이어리에 적을 필요 없이 요 다이어리 하나만 있으면 생일을 축하해줄 수 있게끔 만들어진 캘린더이다.
Good Idea! 당연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니 그렇게 많이 본 적은 없는 요런 아이템도 너무 귀엽다ㅎㅎㅎㅎ:D
DIY아이템들이 넘친다. 티셔츠에 무늬를 집어넣어 자신만의 티셔츠를 만들수도 있다. 사실 이런것들은 그랜빌아일랜드 쪽에 가서도 본 적 있고 요즘 DIY가 워낙 일상생활에 들어와있다보니 페이퍼든 티셔츠든 다 크리에이티브의 일종이라 이렇게 같이 팬시샵에 속해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상품들 하나하나는 그냥 맛보기일뿐. 사실 이게 다일수도 있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정말 좋은 아이디어들로 가득찬 카드들을 볼 수 있다. bbbb
그런데 여기 종이값, 문구값 진짜 비싸단 얘기 많이 듣고 왔던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난다. 저기 돌고래가 들어간 카드는 10장에 16불이다. 비...싸다.
물론 한국의 팬시점에 가도 디자이너들의 카드들은 참... 비싸지만 여기는 정말 카드 하나에 기본 5불, 6불은 한다. 정상적인 크기의 정말 사고싶게 만든 그런 카드들 말이다. T.T흑흑
자, 드디어 이 스토어의 특별한 무언가를 소개할 시간이다. 그것은 바로 바로 올드한 타이핑기계! 이걸 뭐라고 하더라. 한글로 말하면 타자기?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들은 첫 방문 때 양해를 구하고 찍었던 사진들인데 위에 노티스를 보면 May 5th에 레터라이팅클럽이 열린다고 되어있다.
궁금해서 또 물어봤다. 듣고도 그냥 저대로 말해줘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손수 글씨를 쓰는 법을 배우는건가?
아니면 영어식 필기체, DIY할 때 유용하게 쓰이는 그런 글씨를 배우는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그게 타이핑 기계를 스스로 사용해보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란 건 정확히 나중에 구글 검색 후 알았다.
무튼 저 날짜를 기억해두려고 찍긴 했지만, 스케쥴도 그렇고 내가 갈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역시 마음이 있는 곳에 내 발걸음도 움직이더라. 5월 5일이 되었고, 정말 미친듯이 피곤했는데(풀타임이었어서ㅜㅜ)... 게다가 코워커들이 술먹고 노래방에 가는 파티자리에 초대했는데(크리스마스파티, 신년파티 뺴곤 거의 이런 자리엔 처음 초대받는거라) 그것도 가볼까말까하다가 피곤해서 포기했는데 내가 여기에 가야되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어느새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는 이 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짠! 타이핑 기계다. 요즘 '딩고'라고해서 페북을 통해 노래관련 영상 올라오는 곳이 있던데 거기서도 타이핑기로 정준일의 '안아줘'라는 곡을 더 그 울적한 분위기에 맞춰
잘 표현해냈더라. 타닥타닥하는 그 올드하고 빈티지적인 분위기는 그런 울적한 분위기에도 되게 잘 어울리고, 흑백영화에도 잘 어울리고..
아이패드로 책을 보는 것보단 실제로 책을 구매하러 가고, 책을 손에 쥔 채로 읽는 방식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갖고싶어할만한 아이템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 놀란 건 이 클럽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는 것. (영상 참고)
한 달에 한 번, 그것도 무료로 이렇게 장소, 타이핑기(고장날 것을 우려해서), 종이, 봉투, 과자, 주스를 제공하기가............ 쉬.울.까?
쉽지 않다. 단언컨대, 정말 누군가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기 위한 그 아주 작은 수고, 또 그것이 계속 이루어질 때는 그걸 돕는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이며 돈이며
많은 걸 투자해서 어떤 의지와 의미를 갖고 하는 거다. 때론 목숨까지 걸고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여기 주최자들이 너무나 존경스럽다. ㅠ.ㅠ..............정말 정말. 감사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지 'it's really cool!!!!!!!!!'같은 짧은 영어와 고맙단 메시지. 열심히 즐겨주는 것 뿐이었지만 준비와 뒷마무리 역시 그들의 몫이니, 그냥 난
아무 말 없이 이렇게 또 누군가가 그것을 즐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올릴 뿐이다.
맨 처음에도 말했듯 나름 내 '어린이날'을 어린이답게 보내게 해 준 이 곳이 한국에 가서도 이따금씩 생각날 것도 같다.
어린이날에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만큼 어른이 어린이다워질 수 있는 게 있을까? 적어도 이제부턴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새로운 걸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날, 이 세상 어린이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어린이답게 살게 할 수 있는 그런 어떤 나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해봐도
참 좋을 것 같다.(글 쓰며 막 든 생각이지만:D) 다시 본론으로 넘어와서, 그래서 어땠냐고 묻는다면? 쉽지 않았다. 띄어쓰기, a버튼 오류로 인한 다음 문자 참사, 문장 간격 등.
우와~~진짜 내 스타일이다~ 하며 달려들기엔 정말 몇 줄 쭉 실수없이 이어쓰기란 힘들었다. 처음이니까. 그리고 재밌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는데 각 기계마다 조금씩의
오류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마치 사람 한 명 한 명과도 같지 않은가. 어떤 부분에선 모자란 것이다. 예를 들어 위에 사진은 내가 두 번째로 시도한
타이핑기였는데 전에 이용했던 사람이 나에게 "A를 누르면 꼭 저 타이핑기 앞에 있는 가느다란 꼬지(?)같은 게 걸릴거야. 그러니까 꼭 다시 빼내주고 치도록 해"
입으로는 오케이를 외치며 파이팅넘치게 시도했는데 첫 번째 기계에선 잉크가 점점 떨어져서 안나오더니.. 두 번쨰 기계에선 그놈에 A때문에 a가 들어가는 단어를 칠 때마다
곤욕을 겪어야했다. 하물며 엄마아빠에게 쓰는 편지여서(어버이날 편지를 쓰는 게 내 목적이었다!) Dad, Father이란 아빠라는 그 한 단어를 쓰는데도 a를 쓰고 다시 빼내고
또 am을 쓸 때도 다시 빼내야만 했다.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냥 타닥타닥 잘 치고 금방 집에 갈 줄 알았다.
결국 나는 두 개의 편지를 완성했지만 '토씨도 틀리지 않고 쓰는 완벽한 편지'는 완성할 수 없었다.
타이핑기를 치면서 생각했다. 아, 인생에도 완벽한 인생은 없겠구나.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지우는 노력들, 또 메꿔가는 노력들을 하면서 그렇게 우리는 장문의 편지를 쓰듯
우리의 긴 인생을 써내려가고 있구나. 사실 이걸로 치면 화이트로 지울 수도 없고(물론 화이트로 지울 수 있다, 인위적으로 ㅎㅎ) 기껏 지우려고 해봐야 ㅡ<--요렇게 지익 그으면서 캔슬 표시를 해야한다. 그래도 자국은 남는다. 한 줄씩 써내려가면서 그 줄 간격 역시 맘대로 조절하기 힘들다. 아마 어느정도 연습을 거친 후에야 제대로 편지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편지는 엄마아빠께 따로 쓰기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서 한 번에 같이 썼다. 당연히 영어로 써야 했고(한국어 타이핑기도 한국에 있는 거 같던데..ㅋㅋ갖고싶어질지도...)
또 Dear.me 블라블라하면서 나 자신에게도 써줬다. 나름 의미가 있을 거 같아서 써두었는데 나중에 한국가서 보면 또 의미가 색다를 거 같다ㅎㅎ
여기까지 그냥 뻔~한 모임이 아니라 새로운 자극을 준 밴쿠버에 한 모임에 다녀온 후기였다. 나처럼 문구류를 정말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리고
노트, 페이퍼 등에 환장하는 이들이라면, 블로그를 보고 타자기의 매력에 퐁당 빠져보고싶은 사람들이라면,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밴쿠버에 살고 있는 이들이라면!!!!!!!!!! 꼭 가보기를 추천하는 곳이 되겠다. ㅎㅎㅎ추천추천!
카드스탁도 질러버렸고, 봉투도 샀고.. 구경할만큼 한 거 같아서 당분간은 안 갈 거 같지만 나중에 신나는 오프 & 건강한 체력을 뒷바침해서
메인스트릿 나들이를 갈 때 또 들르는 걸로 하고!!!!!!!! 얼른 마무리해야겠다. 끝!!!!!!!!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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