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_licious worlD






#Day152

in Vancouver

Writer : Hani Kim






2016.03.14








화이트데이인데 날씨가 꾸리꾸리했던 날, 사이언스월드에 다녀왔다. 한 번 가봐야지, 가봐야지 해놓고 이제서야 가게 된 사이언스월드.

과학전시관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곳은 상당히 '교육' 그 자체인 곳이었다. 수시로 중앙에 있는 무대에서 체험쇼가 열리며 이곳저곳에서 손을 들며 참여하고자 하는 열정이 넘치는(그러나 막상 무대에 올라서면 얌전해지는 귀여운 아이들♥) 그런 아이들, 또 그의 부모들까지 바글바글한 곳이 바로 사이언스월드다.


이곳저곳 둘러보며 느낀 건..(TIP!)


1. 아이들이 쇼에 집중하고 있을 때 체험해볼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체험해보기


2. 3시간은 넉넉잡고 보기(현실감 넘치는 스키체험만해도 그 앞에 줄줄이 서있는 아이들을 기다리고, 새치기까지 하는 아이들을 기다리려면 은근히 시간이 걸림)


3. 비 안오는 따뜻한 날 가서 야외에 있는 것까지 제대로 즐기기


4. 국제학생증 가져가서 할인 받기(졸업하기 한 달 전쯤 만들어놓고 은근히 잘 쓰고 있다! 2만원 주고 만들었던 것 같은데 그 이상으로 할인 받고 다닐 수 있음!)


5. 3월 안으로 가서 ANIMAL INSIDEOUT까지 즐기기(그 다음 특별전시는 뭐가 열릴지 모르겠으나)


6.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가서 그냥 공부하듯 즐기고 오기



가격은 이렇다. 학생 ID가 있으면 진....짜 좋다. 솔직히 유럽 가고 싶어서 만든건데..

캐나다에서조차 이곳저곳 갈 때마다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신의 한수 였다. 요즘에 몇몇 스파브랜드(H&M, TOPSHOP은 확실)에서 3월이라 그런지

학생이랑 선생님은 ID카드가 있으면 15% 혹은 20% 할인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나도 없는 돈 짜내서 수영복을 샀다. 무려 26불에!!!!!! (브랜드 빼면.. 과연 싼건가 싶지만 그래도 탑샵에서의 첫 쇼핑이니.. 싸게 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짠-! 기린이다!!!!!! :> 내가 유일하게 보고 있는 한국 예능 '꽃보다청춘 아프리카편'에서도 핫한 기린이라 더 반가웠다.

사실 캐나다에 와서 제일 많이 봤던 광고 중 하나가 바로 사이언스월드의 애니멀인사이드아웃이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전시기간을 보니 2015년 10월 3일부터 2016년 3월 28일까지다. 10월 14일날 밴쿠버 땅을 밟았으니 딱 그 때부터 막 시작되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시라는 얘기다.

계속 가야지해놓고 조금 두려웠던 건 아주 어렸을 적에 아빠와 함께 봤던 '인체의 신비'전을 보고 난 후 느껴진 메스꺼움때문이었을까.

왠지.. 그냥 미루게 되었다. 너무 현실감 넘치는 것 자체를 볼 때 괜히 한 걸음 물러서게되는 건 왜일까?


실제로 이 전시를 볼 땐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사진찍기가 금지되어있는 사인을 봐서 그랬는데 막상 홈페이지가면 많이들 올려져있는 걸 보면 찍어도 되는 것 같기도하고.. 정확히 모르겠다. 정말 혈관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묘사해놓은 강아지를, 사슴을 그렇게 보고 있자니 내 몸 속 세포하나가 '살아있어요!!'하며 

동질감을 느끼는 듯 하다가 사슴의 통근육을 보고는 괜히 내 다리처럼 저 다리도 욱신거리는 듯 해서 다리를 주물러주고 싶은 이상한 욕구까지 들면서

그렇게 나는 동물의 인사이드를 보고 왔다. 아주 예전이라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인체의 신비전때도 아기가 태어나는 그 과정을 실제로 옮겨놓은 듯한 모형을 보고 조금은 무섭기까지 했는데 이번에도 동물들의 태어나기 전 그런 모습들을 보고 생명의 신비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또 하나 기억나는 건 마지막에 출구를 나오기 전, 인간과 동물은 모든 면에서 연결되어있다는 그런 문구로 시작되는 영상을 감상했는데

출근하는 모양새나, 그들이 어디론가 무리지어서 걷고 뛰는 모습.

자식을 품고 꼭 끌어안는 그 모성애, 부성애의 모습,

재해로 인해 건물이 타고, 자연이 타들어가는 재해의 모습 등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정말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또 '다양함'에 대해 느꼈다. 개구리라고 해도 다 같은 개구리가 아니고, 콩이라고 해도 다 같은 콩이 아니듯이

사람 역시 다 같은 사람이 아닌 것은 너무나 다양한 것이라는 것. 근데 정말 신기하게 이 모든 게 어울려서 지낸다는 게.. 놀라웠다.

물론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먹이사슬이 꼬이기도 하고, 어떤 종은 사라지기도 하고.. 그 모든 것의 책임은 인간의 몫인데 우리가 더 아껴주고 보살펴야하는 게 맞다. 그러고보면 천지창조가 진짜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공존해야만 서로가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땐 확- 와닿지 않았지만(물을 아껴야한다는 건 많이 와닿았다, 특히 물에 관련된 체험들이 인상적이어서) 돌아보니 그렇다.





사실 인사이드아웃 전이 주된 '과학체험전시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입구를 들어가면서부터는 물, 전기, 재활용 등에 관해 '아껴야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줄만한 것들을 게임으로, 또는 위에 사진처럼 버려지는 물건들을 직접 전시하는 등.(저게 막 쭉 돌아가는데... 토이스토리가 생각나서 섬뜩했다.) 그렇게 잘 꾸며져있다.

내부로 들어가면서는 바디의 각 부분의 힘을 이용해 할 수 있는 게임들, 또 착시효과, 그림자효과, 각종 게임들로 아이들이 쉽게 과학을 접하도록 재미난 컨텐츠들로 가득차있다. 



정말 즐겁게 즐기는 아이들, 쪼르르 달려가는 아이들, 집중하는 아이들을 보고있자니... 왜 이런게 재미가 없어졌을까 싶기도 하고..

그냥 세상에 찌들어버려서 어떤 호기심조차 많이 사라진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한편으론 그게 내가 서있어야할 곳 같기도하고 말이다.

이젠 더이상 어린이가 아니니 나는 저런 것들을 어린이에게 양보해야할 그런 '어른'의 자리에 가있어야할 것만 같은......

그러나 아직 애인...ㅋㅋㅋ왜 자꾸 이렇게 딥한 이야기로 빠져드는지 모르겠으나 밴쿠버에 오고나서 더 사색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막상 전시를 볼 땐 그러지도 않았으면서 글쓰다보면 그게 더 깊어지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나열하느라 정신이 없다.



마무리하기 전에 그냥 이 날 느꼈던 인스타그램에 올렸었던 짤막한 글을 올려보겠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또한 어떤 그릇에 담기냐에 따라 소리가 천차만별인데,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본인이 어떤 그릇이냐에 따라 그 인생이 천차만별이지 않을 수가 있을까. 
마치 하나님의 사인은 늘 동일한데 나의 그릇이 어떤 그릇이냐에 따라 내 태도, 

삶이 180도 바뀌는 것과도 같다. 난 작디 작고 좁고 좁은 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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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에 많은 말이 있을지라도
결국엔 저만큼의 단순한 것이 그 결론일 수 있다. 인생이 복잡하더라도 결국 남는 건 단순함인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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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나는 저 그림자를 보지 못했는데
나무와 숲을 보는 것의 차이를 다시 느꼈다.
여전히 내 눈 앞에 것에 집중하느라
전체의 그림을 보지 못하는 그런 느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날을 장식한 건 조포르테에서의 빅.디.너♥

캐나다에 온지 얼마안되서 갔을 때는 진짜 시골에서 갓올라온 촌년처럼 '우왕...' '우왕....'하면서 피아노치는 멋드러진 아저씨를 힐끔힐끔보며

2층 화장실로 올라갔다가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하면서 레스토랑 내부를 둘러보고 스테이크 맛에 놀라고, 파스타 맛에 놀라느라 정신 없었는데

두 번째 방문이라고 나름 여유로운 마음으로 맛있게 음미하면서 잘 먹고왔다. 배부른 건 그 때나 이 날이나 변함이 없었지만 역시 다시 먹어도 맛있다.

등골 휘어지는 가격이지만.. 사실 요건 내가 페이한 게 아니므로 그냥 난 맛있게 잘 먹고 즐기고 왔다. 행.복!!!

조명이 살짝 어두워서 사진이 제대로 그 색감을 잡아내지도 못했고, 아이폰5도 이제 치울 때가 된건지.... 화질이 별로다. 

그래도 밴쿠버에 와서 고급진 레스토랑을 즐기고 싶다면 꼭 꼭 추천할만한 ★★★★★ 별 다섯개 레스토랑 되시겠다! 추천!

참.. 가운데 사진은 내 밴쿠버 워홀생활에 절대 절대 빠질 수 없는..... 고구마튀김님... 님을 붙이는 이유는 진짜 진짜 맛있기 때문에...

화이트스팟 고구마 튀김도 진짜 맛있었는데 여기도 맛있다. 그냥 캐나다에서 사는 그 주황색과 노랑색이 섞인 묘한 색의 고구마가 튀김고구마로 딱인 것 같다.

A&W의 그 소스는 필수!!! 9월에 사촌언니 오면 꼭 먹여야지!!!ㅎㅎ




집에와서 남은 흔적은 역시나 도장뿐이다. . . . 마치 카필라노에서의 도장처럼 그렇게 홀연히 하루동안 내 손등에 남았다가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다. ~ :)
오랜만에 정말 맛있는 외식에~ 여행(까지는 아니더라도)느낌을 갖고 문화생활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하루였다.
좋은 사람과 좋은 것을 보고, 먹고 좋은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