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79. 2015년의 마지막, 그리고 새 해 (하우스파티, 노동)
#Day79
in Vancouver
Writer : Hani Kim
1월 1일 아침이다. 분명 한시간 반 전에 잠깐 깼을 땐 눈이 안 떠질 정도로 피곤했는데 지금은 또 괜찮다. 주님이 주신 새 힘?!
사실 새해 아침부터 다른 계획이 있는 게 아니라 출근중이다. 어제도 8시간. 오늘도 8시간. 나쁘지 않은 쉬프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은 그냥 놀고싶다.하하하하하하하하하 :D
하지만 앞날을 생각하면 당연히, 아주 당연히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적어도 오늘 아침 출근은 행복하다 말하고싶다.
어제 일기를 못 썼다. 그래서 그냥 2015년의 마지막날, 그리고 타지에서 홀로 처음 보내는 연말, 시작에 대한 느낌을 남겨본다.
일단 진짜 너무 피곤했다. 당장 집에 가서 맛있는 밥과 뭔가를 만들어 먹고 뻗고싶은 저녁이었다.
그치만 룸메와 지난 번 만났던 파이리가족(가족전체가 귀여운 파이리를 닮았으니 그냥 이렇게 표현하겠다.ㅋㅋㅋ귀여워!!)의 초대로 하우스파티에 가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뭐 우리만 초대하나 했었는데, 사실 그건 아니고 각자 지인들을 초대하고 또 그 지인들의 친구도 데려올 수 있는 그런 하우스파티였다.
사실 기대치도 않았는데 궁금했던 하우스파티 분위기가 물씬 나서 신기하게 그들을 뚫어져라 보기도 하고, 소극적이게 룸메 옆에 붙어서 그냥 무슨 이야기를 하나 리스닝을 열심히 해보려고도 했다. 같이 온 지인 말고는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역시나 스스럼없이 서로 잘 어울리는 그들을 보며 신기했다. 나도 나름 한국에서 생활할 땐 그랬는데 아직도 뭔가 옆에 한국인이 있고, 주변에 다 외국인일 때 아무렇지도 않게 영어로 술술 얘기하기가 참 어렵다. 밋업을... 나가자....ㅋㅋㅋㅋ영어공부..?하자 미친듯이!!
생각해보니 여자 6명 남자4명 이렇게 딱 10명이 모였었는데 이런 파티에선 성비율도 꽤 중요한 거 같다.
여자들은 여자들만의 대화가 있고, 남자들 역시 그들만의 대화가 있기 때문인데 주로 여자들은 어딜가나 수다를 열심히 떨며 특히 셀피를 미친듯이 찍는다.
이건 한국이나 여기나 다른 바 없게 느껴졌다. 그리고 실시간 혹은 다음 날 버젓이 그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곧바로 업데이트된다.
굳이 막 친해지지 않아도 파티 참석자들끼리 모여 단체사진을 찍는다. 캐주얼한 하우스파티지만 역시 여자들은 무지 꾸민다.
화장은 필수. 조금 특별하게 센 화장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역시 미국문화라 그런지 보드게임은 모임에서 늘 필수인 것 같다. 케바케겠지만, 하우스파티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보드게임인 거 같다.
어떤 주제를 하나 말하면 그것과 관련된 단어 3개를 빨리 내뱉는 게임이었는데.. 역시 난 짧은 영어때문에 룸메가 번역해주면 그때서야
애써 답을 얘기하고 했다. 편의를 많이 봐주었다. 안그럼 끼지도 못했을거다..ㅋㅋㅋㅋ정말 다들 친절친절..
여기와서 더 소심해지고 부끄럼도 많이 탄다. 그놈에 영어 떄문에!!!!!!!!!!!!!!!!!!!!!!!!!!! 1년동안 소리지르며 영어로 연기했던 그 뻔뻔한 마인드를 다시금
찾을 때다..ㅠㅠㅠㅠ후아!!!!!!!!
잊을 수 없는 분 한 명은 막 골목대장, 혹은 기 센 이모같은 한 분이 계셨는데 룸메의 추측으론 아마도 그 곳의 내니일거라는데..
무튼 그 언니의 계속되는 핑거푸드 대령에 배는 고프고 속은 별로 안 좋고 잠은 쏟아져오고..집은 가고 싶고.. 그런 상황에서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역시 어딜가든 먹을 거 챙겨주는 사람은 최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다음 날을 위해 룸메랑 나랑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나올 수 밖에 없었고.. 진심 너~~~무 피곤해서 집 가서 씻고 뻗었다.
새벽 2시쯤 도착했던 거 같은데 이 날 처음 밴쿠버에 와서 택시를 타봤다. 맨날 스카이트레인이랑 버스만 타다가 자가용을 타니 또 그게 뭐라고 신기하더라.
그러고보니 그 날 자가용만 2번을 탔는데 세이프웨이 매니저인 칼리가 이 날 차로 집까지 태워다주게 되어서 너무 편하게 집으로 슝- 날라올 수 있었다.
아니, 이렇게 가까운 거리라니!!!!!!!!!!하면서 역시 차는........ 진리구나,하고 느꼈다.
삼촌께서 늘 하던 말이 떠오른다. 미국이나 그런덴 다 차로 왔다갔다해야한다던데.. 그게 사실이다,.
하지만 뉴질랜드를 떠올려보면 또 여기 밴쿠버에서의 삶이 꼭 차가 있어야되는 건 아닌 거 같다.차가 없어도 꽤 살기 편하다.ㅎ.ㅎ
그러나 가족이 있으면 큰 마트도 왔다갔다해야하고, 어디 놀러가기엔 당연히 차가 있어야되는데.. 그건 아마도 서울과는 다르게 땅 덩어리가 넓어서
상대적으로 훨씬 그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되는 거고 워홀러에겐 그래도 차 없어도 살기 괜찮다는 거 ㅎㅎㅎㅎㅎㅎㅎ
이렇게 크리스마스를 지나, 기대치 않던 하우스파티까지.. 그렇게 요란스럽지도 않고 별 생각 없이 2016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긴 여전히 밴쿠버였고, 아직 내가 누려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워홀생활을 살고 있다.
마무리하기 전에!
2016년을 시작하면서 크게 크게 감사한 것들을 적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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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출근길에 저렇게 적어두고는 피곤해서 Knock down된 날 ;( 감사일기는 나중에 쓰도록 하고(....ㅎㅎㅎㅎ)
2015년의 마지막을 타지에서 어떻게 보냈는 지 위에서 언급했던 하우스파티, 그리고 또 새로운 시작을 여는 새 해는 어떻게 보냈는 지 사진과 함께 끄적여보겠다. 12월 31일도 일, 1월 1일도 일. 피곤 그 자체였다. 아! 그 전에 12월 30일에 받은 택배 하나를 자랑하고 가야겠다.
친동생보다 더 내 친동생같은 설이. 늘 내 부족함을 옆에서 언니처럼 보듬어주는 항상 고마운 이 친구로부터 택배가 왔다.
사실 거의 한 달 전부터 게속 보내주려고 했던 택배였는데 내가 필요한 물건도 하나하나 부탁하고 또 이사하는 바람에 주소를 늦게 건네주고 하느라
택배가 늦어졌다. 근데 EMS 진짜 무지 빠르다. 보낸 지 일주일도 안된 거 같은데 6일 정도만에 슝-하고 내 앞에 탁-떨어졌다.
선편으로 보냈던 짐들을 떠올렸을 때 거의 10배가 넘게 차이나는 가격. 무게를 따지면 훨씬 더 많이 차이나는 그 금액을 생각해보면....
진짜 어마어마하게 비싼 가격이다. 그래서 더 고마웠었다.ㅠ.ㅠ 예전에 한 번 스웨덴으로 택배보내면서 택배비에 후덜덜한 적이 있는데
내가 여기서 직접 받아보니 ... 진짜 진짜 진짜 많이 고맙다. ㅠ.ㅠ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와 새해의 분위기가 맞물려있는 밴쿠버의 겨울. 이 글을 쓰고 있는 6일, 이미 그 느낌이 많이 사라져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
한국에서도 그랬지만 유독 여기서 그 홀리데이가 길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투머치한 데코로 성탄절을 조금 더 일찍 시작하는 분위기라 그런지도 모른다.
딱 1월 1일 새해가 지나고부터 그 홀리데이 분위기가 진정되는 것 같아 오히려 나도 같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은근히 좋다.:)
아, 근데 1월 1일에 잉글리시베이에서 새해 이벤트가 매년 열리는데 오후 2시에 바닷속으로 풍덩- 입수하는 이벤트라고 한다.
그래서 ................ 진~~~~~~~~~~~~~~~~~~~~~~~~짜 사람이 많은데 1년 중 이 날이 아마 가장 바쁜 날일거라 했다.
정말 쉬는 시간도 거의 없이 3명이서 미친듯이 음료만들고 닦고 설거지하고 뛰어다니고......-.ㅠ
물론 내 상상 속의 손님보단 적었으나.. 정말 계속 일했더니 팔 다리가 망신창이였다 ㅜ.ㅜ
그래서 이 날 끝나고 너무 행복했다. 드디어 1월 1일을 넘겼다!!!!!!!!!!이런 느낌ㅋㅋㅋ그래서인지 이번 새해는 그냥 얼른 지나가길 바랬을 뿐, 딱히
새해라고 뭔가 어딜 간다거나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워낙 겁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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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맥이 끊기게 글을 쓰다 말고 쓰다 말고 미루게 되서 큰 일이다.
어쨌든 글을 마무리 지어야 하므로! ㅎㅎㅎㅎ벌써 14일 오전이 되어버린 지금. 어떻게든 나를 푸쉬해서 새로운 일상에 적응시켜야할 것 같다.
너무 루즈해져서 내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다. 다시 boring한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1년 어땠어? 밴쿠버는 지루했어.라고 말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할 것 같다.
주어진 자유 앞에 그 자유를 그저 흘려보내지 않는 지혜를 발휘하는 내가 되기를.!!!!!!!!!!!!!!!!!!!!
보통은 지금까지 내 인생의 새해란 가족끼리, 그리고 교회사람들끼리 모여서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고 내년의 성구를 받아들고
회심, 그리고 새로운 기대와 포부로 집에 돌아가 누워 자고 하루를 가족들과 보내는 게 다였다.
그래서 그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하고 뜻깊은 새해인 지 몰랐다. 감사하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그게 얼마나 내 인생에서 소중한 타이밍인지..
'일년마다 한 번씩 주어지는 선물같은 그 시간들을 너무나 당연히 생각했던 게 후회스럽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새해를 맞이하고 일 년의 첫 달을 새 땅에서 보내는 것이 또 한편으론 감사하다.
모르던 것들을... 내가 간과하고 무시했던 것들을 다시 되새겨준다.
나름 의미있게 보냈다고(새로운 문화를 경험했으니까) 생각했지만 사실 그것보다 당장 집으로 돌아가 우리 교회에서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며
1년간 감사했던 일을 떠올리고,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그 순간이 훨씬 귀한 시간이었을거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걸 이제서라도 깨달은 것이, 너무 감사하다. 이러려고 여기 왔나보다. 일상의 소중함을 하나하나 깨닫기 위해서.. ;D
무튼, 정말 3번의 수정을 통해서 이 글을 드디어 완성짓는데, 새해가 되도 역시 많은 것들이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침체기를 겪고 있다. 다시금 힘내서 일어날 때다.
왜 내가 캐나다에 와있는지, 왜 이 길을 열어주셨는지.. 다시 한 번 2016년 계획과 함께 잘 살아봐야지. <3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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