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335. 캐나다 밴쿠버에서 1년을 지내며 느낀 것.
나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워홀생활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 안에 위치한 매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고 있다.
위치가 다운타운, 그것도 바다 근처에 있는 매장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자체가 그렇게 바쁜 곳이 아니다.
그래서 가끔 '지루함'을 이겨내고자 영수증종이를 기계에서 쭉 뽑아서 계획, 목표, 소망 그런 것들을 적고는 한다.
일을 안 하고 뭐하냐 묻는다면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한국인으로써 열심히 할 만큼 했고, 그럼에도 시간이 남을 때 저런 것들을 한다고 말해드리고 싶다.
내가 적어내려간 리스트들은 개인적인 경험 + 누구나 캐나다에서 (밴쿠버에서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느낄 수 있는 것들이 합쳐진 거라고 보면 된다.
워홀을 생각중이거나, 그냥 타지 생활 또는 캐나다 생활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 교통수단이 다양하다. (무인지하철, 버스, 페리, 비행기, 헬기 등)
- 노약자, 아이 동반 부모님, 자전거 이용자 등 교통약자를 배려한 교통시스템이 잘 되어있고, 기사, 승객들 역시 배려가 돋보인다.
- 버스 기사분들의 서비스 마인드는 진짜 수준급이다. 마치 친절도 자격증이 있는 듯 정말 친절하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평소에 '엇! 친절한 기사분이다!'하고 알아챌 때가 많은데 밴쿠버에 살면서 훈훈한 장면을 버스 안에서 많이 마주했다.
- 피어싱은 그냥 일상..., 타투 역시 그냥 일상...,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학생은 좀 덜 하지만 케이스바이케이스.
-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거의 필수인 편이나 종종 인종차별이 일어나기도 한다.(개인적으로 겪어본 적은 없음)
- 나이차이가 있어도 친구라 말할 수 있고 대할 수 있다.
- 좋은 학력이 꼭 높은 보수를 뜻하지 않는다.
- 시민들이 홈리스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그들의 일상에 홈리스는 자연스럽다.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는듯 해 보이지만 그게 홈리스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전혀지지하거나 단순히 '불쌍하다'라고만 보지는 않는다.
- 홈리스 얘기가 나오니 쭉 해보자면, 홈리스들이 진짜 진짜 많고 젊은 홈리스들도 많아서 밴쿠버에 처음와서 그게 가장 신기한 것 중 하나였다.
- 팁 문화가 있다. 워홀와서 여유롭게 생활하고 싶다면 무조건 팁 잡 추천. (후회하는 부분 중 하나. 내가 같은 조언을 받았을 때, 경험이 우선이고, 일단 일을 시작
하는게 마음 편할 것 같아서 덥석 물고 쭉 하다보니 스타벅스를 1년 하게 됨. 다시 돌아간다면 당연히 새로운 도전을 하겠지만, 지금은 이걸로 만족.)
- 하우스가 많다보니 정원을 가꾸는 것이 일상이고, 그 덕에 꽃이나 나무를 직접 사서 심는 경우도 많고, 관심도 많다.
자연 속에 있어 자연을 더욱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을 배운 것 같다.
- 보스와 직원이 꽤 수평적이다. (적어도 겉으로는), 같이 시간을 내서 놀기도 하고, 공식자리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이것 역시 경우에 따라 다름.
-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중요시 여기고, 긴 홀리데이를 정기적으로 갖는다. 그러나 자유를 존중하기 때문인지 이혼, 독신도 많은듯하다.
- 여름 빼고는 비가 주기적으로 계속 온다. 1년 살아보니 비오는 날씨 역시 이젠 '끄덕'이며 받아들여지는게 왠지 신기하고 좋다.
- 여기를 가도 저기를 가도 멋드러진 진짜 산과 바다, 자연이 존재한다.
- 개와 고양이를 산책시키고 돌보는 일, 유아를 돌보는 베이비시터 일이 많다.
- 개 종류가 크기도, 색깔도, 종도 지이이인짜 다양함.
- 패밀리닥터가 존재한다. Oh_Oh
- 밴쿠버쪽엔 특히 아시아인이 많다. 특히 중국인은 말할 것도 없고, 밴쿠버 안에 작은 중국 리치몬드가 있다. 그냥 차이나타운 정도가 아니라
정말 중국의 한 마을에 온 것 같은 규모이다.
- 우리가 생각하는 알바 직종을 직업으로 10년 이상 갖고 그냥 편하게 살기도 한다. 최소임금+ 연차가 붙을수록 붙는 임금으로만으로도 살만하다.
- 대학을 가지 않는 건 둘째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카더라 통신이지만 우리나라에서의 비율보단 확실히 높을듯)
- 마약에 빠진 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실제 마리화나축제(4.19)때도 정말 어려보이는 학생들이 마리화나를 합법화시키고,
그 축제 자체를 즐기려 마리화나 문양이 새겨진 티를 입고 버젓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 실제로 내 주위에도 마리화나를 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했던 사람들, 하는 사람들)
- 게이(남자든, 여자든)가 살기 좋은 곳이다. 특히 밴쿠버가 그렇다고 들었다. 정말 상남자인데 나시, 핫팬츠, 핫핑크 핸드폰 케이스(분홍색은 여자, 파란색은 남자라고
구분짓는 것 자체가 편견이지만 남녀가 다른 건 맞다. 그러나 '나시+핫팬츠+케이스+높은 톤의 목소리'의 손님을 막상 보면 속으로 무척 당황스럽다)를 지니고 있다.
물론 게이가 절대 다~ 그렇다는건 아니다.
- 길거리에서 술 마시는게 불법이라 많은 이들이 스타벅스에서 컵을 받아가 바다 앞에서 맥주를 마시곤 한다.
-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고, 비건이 상대적으로 많다. 또한 비건 제품이 대중화 되어있고, 식재료 자체에 글루텐 프리, 비건 제품 등 다양한 표시가 되어있다.
* 여기서 식재료란 과자, 빵, 피자, 흔한 식재료 등 먹을거라면 모든 다 속해있음을 뜻한다.
- 커피값이 저렴해서 유명한 카페를 가도 커피는 한국보다 훠얼씬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좀 더 여유롭게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이건 정말....의문, 알아봐야겠다.)
- 다양한 인종이 있다보니 음식점 역시 다양하다.
- 정말 여러 나라에서 모인 캐나다에 사는 사람들을 보며 이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친절함을 발견했다.
정말 흥미로운 사실은 어디에서 왔든 그 나라 전체가 가진 분위기가 서로 다른 하나하나의 특징들을 품는 동시에 친절함을 주입시키는 힘이 있다는 걸 느꼈다.
(어? 캐내디언은 친절하네? 나도 캐나다에 사는 사람으로써 친절해져야지~ 꼭 이런 식으로는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혹은 자연스러워보이지만
여기선 그게 미덕이야~ 이런 느낌으로 알게모르게 주입되는 분위기. 좋은 게 좋은거라고, 난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젠 How are you? 라고 그냥 여기선
'보통의 안부인사'를 묻는 것에 좋지 않아도 티를 내지 않고, 말하기도 귀찮아서 I'm good.이라고 대충 말해버리는 그 마음도 공감한다.)
-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해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진정 그게 사람답게 인간관계를 즐기며 살아가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영어를 기본만 할 줄 안다해도 외로운 게
타지생활이다. 물론 정말 능수능란하게, 또 성격이 엄청 활달하고, 깊은 관계를 잘 유지한다면 또 조금 다를지도. 아니, 그래도 외로움을 느낄 것이다. )
- 고로 영어를 더 확실히 배우고 싶다. 천천히라도..(ㅜㅜ), 실제로 여기서 학원에서만큼 공부한 적은 단 하루도 없다. 내 선택이었고, 그냥 물 흘러가듯 하루를
흘려보낸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예전처럼 나를 강요하고 싶지도 않았다. 후회는 남는다. 근데 그렇다고 남은 한 달을 갑자기 빡세게 영어공부를 하진 않을거다.
대신 주변 사람들과의 시간을 더 많이 보내게 될 것이다.
- 절대 절대 내가 하고싶은 일들을 포기하지 않고 싶어졌다. 별로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10년 넘게 하거나 그러고 싶지 않다. 그러나 배움이 있는 곳,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하고 싶다.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속에 의외로 지루함, 외로움, 아무것도 없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워홀을 통해 알았다.
그러나 그 조차 '용기'였다는 것도 안다. 나는 캐나다에서 내 주변 소중했던 것들의 진짜 소중함. 바로 알지 못했던 것들의 바로 앎의 기간을 가졌다.
내 20대 중에서도 사실 가장 오랜 기간 우울함을 겪었던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러면서 깨닫는 것도 많았다. 그리고 마무리 시점에 있는 마지막 한 달을 잘 보내고
한국에 가서는 진짜 진짜로 중심이 더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건강의 중요성도 정말 많이 깨달았다. 진짜 진짜.
기록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건 다음 다음 포스팅 쯤으로 미루어두고 오늘은 이 쯤에서 마무리를 해야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CANADA(2015.10~) > DA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360. 싱숭생숭. (0) | 2016.10.09 |
---|---|
#Day357. 떠나기 9일 전, 그러나 와닿지 않는, 그런 어느 날. (0) | 2016.10.05 |
#Day323.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밤. (0) | 2016.09.02 |
#Day271. 닉부이치치를 떠올리게 만든 손님. (0) | 2016.07.15 |
#Day261. 캐나다데이, 캐나다에서의 나의 하루. (0) | 2016.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