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48,49,50. 피곤했던 날들, 새로운 일터.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래도 이 날들에 대해서 기록은 하고 넘어가야겠다.
나중에라도 쓰려고 제목을 달아놓은 걸 보니 그동안 3-4개의 포스팅을 그냥 제목만 올려두고 쓰지 않은 채로
삭제당하도록 내버려둔 게 마음에 걸린다.
짧게라도 남기고 가야지!
1. 이틀정도 랍슨&던만 스트릿에 있는 세이프웨이에서 일했다. 여기 매니저는 예전 우리 스토어에서 일했던 파트타이머였는데
지금은 매니저가 된 경우이다. 이 곳 캐나다에서는 보통 소개를 할 때 나이를 말하지 않으므로 나도 괜히 나이를 물어보지는 않아서
그냥 외관상 판단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랍슨의 매니저 아만다는 내가 보기엔 나랑 같은 나이 쯤 되어보였다.
20대 중반 정도. 아, 20대 초반일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외국인 특성상 나이에 비해 훨씬 성숙해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2. 룸메가 자기 친구라며 내 얘기를 아마 넌지시 해 준 모양이었다. 그냥 잘 부탁한다고.
그치만 실제로 만났을 때 훨씬 어색하고, 좀 더 인색한 느낌의 스토어 분위기는 어쩔 수 없었다. 확.실.히 랍슨 스토어보다 데이비 스토어가
직원들 분위기가 훨~~~씬 좋다. 리더의 운영방식에서 오는 차이일까, 아니면 그냥 사람들 자체가 그런걸까, 한낱 알바생이 뭐 이런
고민을 하나 하겠지만 호기심 많은 나는 그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룸메 역시 공감한 게 확실히 그 스토어에선 확실히 사람 기 죽이는 무언가가
있다고 했다. 공동체의 분위기, 리더의 분위기, 운영방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지 않다.
하나 확실한 건 그 누구라도 들어와 허물없는 벽을 느끼게 해주는 스토어가 매출도 역시 높다는 것. 그런 면에서 데이비 세이프웨이는 좋은 예이다. (....간혹 영어 못 알아들어서 실수하는 나를 제외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괜히 찔림)
3. 각 매장마다 운영방식은 리더에게 달려있다. 한 쪽은 굉장히 깨끗하고 한 쪽은 그에 비해 조금 덜 청결하다. (이런 거 적어도 되나 모르겠다.)
확실히 환경에 따라 적응하기 마련인 인간은 '깨끗한 환경'에선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려 애써야만 한다. 그런데 하나 의문인 건 모든 면에서 깨끗하진 않다는 것이다. 그저 이건 스토어의 얘기가 아니다. 한 개인이 어떤 부분에선 정말 깨끗하지만, 다른 한 쪽으론 굉장히 더러울 수 있다.
내 마음도 그렇다. 요즘의 나도 그렇고.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그 적정선에서 봤을 때 그것이 옳으면 그걸로 된거다.라고 여겨지곤 하는데
그건 보통 스토어의 매니저의 가치관과 행동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아만다는 굉장히 깨끗한 환경을 중요시 여기는 매니저여서 모든 걸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게끔 지시했다. 손님이 없어 가능한 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쯤에서 각 스타벅스의 운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궁금해진다. 반면에 우리 가게는 그렇게 깨끗하진 않지만 손님과의 친밀감은 정말.... 굿!!!! 또한 직원들끼리의 친밀감도 장난 아니다.
내가 처음 왔을 때부터 그냥 그랬다. 매니저님 성격 역시 끝내준다. 스케쥴체크가 제대로 안되어있거나 그럴 때도 물론 가끔 있지만ㅋㅋㅋㅋㅋ
4. 어떤 스토어에선 브루드커피를 15분마다 내리지 않기도 하고, 그래서 15분마다 내리는 커피보다 훨씬 덜 신선할 수 있을 거다.
또 다른 스토어에선 차이, 오프라차이 라떼를 시킬 때 이틀정도 된 콘센트레이트로 만든 걸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페스츄리는 어떠한가. 보통 몇 개의 특별한 것 빼곤 24시간이 지켜야하는 규율이건만, 하루 더 팔기도 한다.(건강상 문제는 없다.)
그리고 4일정도는 거뜬하다.(이건 내가 먹어봐서 안다.)
어디 매장이 좋다, 안 좋다 하기도 애매한 게 어떤 부분에선 규율을 딱 딱 지키지만, 또 한 편으론 그러지 않기도 하니까. 역시 이게 사회인가란 생각도 들고.. 정직함을 바라는 건 확실히 비싼 가격을 주고 사먹어야하는 곳에서만 가능한걸까?
엄청나게 바쁜 매장에 가야 그 식재료를 다 쓰고, 또 신선한 식재료로 만드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걸까. 결국 모든 것은 주인의 양심에 달려있다.
5. 손님이 없었다. 그래서 다나 말대로 정말 닦던 데 또 닦고.. 조금 바쁠 땐 막 음료만들고. 아직도 가끔 찬 음료 주문은 좀 힘들다ㅜㅜ.
그리고 이 곳에선 일본분이 일을 하고 계셨는데 40대 중반으로 보이시던 이 분은 굉장히 겸손한 이미지셨다.
역시 딱 일본인 느낌의 아주머니랄까. 캐나다에 오신 지 3-4년 되었다고 하셨고(이래서 글은 바로바로 써야한다.ㅜㅜ자꾸 메모리가 딸린다..)
사적인 이야기를 일부러 아끼시는 것 같았는데 그냥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고 하셨다. 흠.. 진짜 오지랖인 거 아는데 타지에서 그렇게 몇 년간 살아오면서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 지 인터뷰해보고 싶다. ㅎㅎ 일본인은 확실히 처음 본 사람들에겐 말 수가 적다. 그게 그들의 문화이고, 일본인의 정체성이기때문에!
6. 정리하자, 그냥 이 때 이 틀 동안의 랍슨 세이프웨이에서 일한 것 역시 새로운 경험이었다. 같은 계열사지만 역시 중요한 건 일하는 사람들의 분위기였다. 물론 거기서 또 오래 일하면 다르게 느껴질 거다. 백퍼센트. 한 사람을 알아가기에 1년도 부족한 시간이니까.
그치만 딱 느껴지는 느낌상 그랬다. 따뜻한 공동체가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다. 나 역시 어디선가 리더로 서있을 때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싶다. 매출 역시 중요하지만 그건 세컨이다. 자동으로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꼭 무슨 이 글... 스타트업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막 이런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 전문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글이지만, 대체로 따뜻하다고 생각했던 캐나다 땅에서 각기 다른 조직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다.
오늘은 사실 28일이다. 거의 1달 전 이야기를 쓰다보니.. 가물가물하지만 기억나는대로 적어봤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리더..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짧은 시간이었다. 손님으로선 정말 깨끗한 랍슨으로 가는 게 맞다 생각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결론은 난 우리 스토어가 훨씬 좋다. 아하하하하!!!!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