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90. 마리화나 축제.
#Day190
in Vancouver
Writer : Hani Kim
2016.04.20
글을 쓰고 있는 날은 캐나다의 Mom's day(5월8일로 우리나라의 어버이날과 같다.) 밤 11시42분이다. 한국의 어버이날이 여기선 엄마의 날.
이거에 대해선 나중에 쓰기로 하고.. 마지막 포스팅 이후 거진 3주가 다 되어가는데 요즘 글쓰기에 많이 게을러졌다.
쉬프트가 많이 늘어나 그만큼 몸이 피곤해졌다. 투잡뛰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닐테지만 몸 관리는 평소에 잘 해두어야한다는 걸.
이제 나도 급격하게 노화가 찾아오고 있다는 걸 저질체력이 더 저질체력으로 치닫으며 느끼고 있다.
오늘 포스팅 주제는 '마리화나 축제'이다. 마약 자체가 한국에서 크게 중심이 되는 이슈는 아니다보니 이런 축제까지 한다는 게 놀라운 건 당연하다.
물론 연예인들이 뭐 클럽에서 마약을 한다, 의사를 통해 계속 배급받는다, 그런 말들은 뉴스를 통해서도 꽤 봐왔지만 '담배'를 피듯
'마약'을 하는 건, 더군다나 일반인들... 청소년들이...한다는 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니까.
축제 얘기를 하기 전, 마리화나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뭐 나도 잘 모르지만.. 그 마약 자체를 거래하는 건 캐나다에서도 당연히 불법.
경찰이 보는 가운데 거래가 이루어지면 현장 체포가 가능하며, 공공장소에서 피는 것도 불법. 그러나 아마 개인적으로 피는 것에 있어선 허용을 해주는 것 같다.
좀 애매한 게 내가 들은 바로는 만약에 경찰이 현장을 덮쳐서 그 사람 주머니에 허용치를 넘은 마약이 들어있으면 그건 또 잡힐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허가받은 스토어에서 사고파는 건 꽤 본 것 같다. 마약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는 그런 센터들도 본 거 같고.
어떤 카페(?)에서 거래가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마치 영화나 드라마 속 얘기같다. 후덜덜)
마리화나 축제(420 Vancouver)는 밴쿠버 다운타운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아트갤러리 앞에서 열린다. 가장 대표적인 중심지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광화문광장이나 시청 앞 같은 곳. 그래서 온갖 축제나 데모가 이 곳에서 열리는 걸 꽤 볼수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이렇게 공사중인 듯한 모습이 눈에 띄더니 아예 막아놓은게 아닌가. 일부러 그랬나싶을 정도로 딱 그 시기가 공사시기라 참여하는 이들의 원성을 살 수도 있었겠다싶더라.
그래서 옮겨진 장소는 해변가 앞.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응?)
상상해보라. 비치 앞에서 마치 코엑스 박람회에서 열릴 것 같은 그런 대규모의 부스가 촤르륵 펼쳐져있는데 그 내용이 '마리화나'라니.
예를 들어 베이커리 관련된 전시회에서 온갖 종류의 빵과 베이킹재료를 판다면 이 곳에선 마리화나를 피는 기계(?), 마리화나, 마리화나 식물, 마리화나 쿠키, 브라우니 등을 전시해두고 판다. '몇 퍼센트 세일!!!!'이란 사인을 보고 있자니.... 여기가 내가 사는 세계가 맞나..싶었다.
사실 이 날 나는 우리 집 근처 매장에서 일이 잡혀있어 다운타운까지 갈 일이 없었다. 그런데 너~~~~무 가보고 싶어서 출근시간 전에 급하게 가서 딱 20분정도만
구경하고 바로 다시 동네까지 와서 출근을 했다. 저 축제가 뭐길래 그렇게 안달복달했나 싶으면서도 직접 가보니 정말 다른 세상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이런 광경 역시 언제 볼 수 있겠냐는 생각에 잘 다녀왔단 생각이 들었다. 몇몇 블로그를 보면 마약브라우니나 쿠키를 시도해보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던데...
난 그럴 생각도 없지만, 용기도 없기 때문에(ㅋㅋㅋ) 사진과 영상을 찍고 사람들을 구경하기에도, 아니 냄새만 맡기에도 벅찬 그런 축제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충격적이었던 몇 가지 장면들을 떠올려본다.
1. 10대들로 보이는 친구들이 마리화나를 상징하는 그린 색의 마리화나 티셔츠로 한 껏 뽐내고 끼리끼리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는 것.
2. 비키니를 입고 풀 사이에 누워있고, 그 옆에 한 사람은 마약을 즐기고 있는 장면.
(바다 근처라 비키니입고 그 곳까지 가는 거에 대해선 물론 내가 보수적인 걸 수도 있다만.... 완전 서양 스타일ㅜㅜ...)
'
3. 부스에서 직접 마리화나 피는 것을 대놓고 시연하는 스탭.
4. 코를 찌르는 듯한 마약 냄새.(밴쿠버 다운타운 근처를 다니다보면 마약 냄새가 은근히 솔....솔 난다. 마약한 사람이 지나갈 때 또는 차이나타운 근처,
그러나 마약하는 이들이 모여있는 축제만큼 제대로 맡을 수 있는 곳은 없다는거... 킁킁... 우웩)
5. 공연장같은 게 마련되어 있었는데 가자마자 왠 락스타같은 사람이 딩가딩가- 꽥- 노래를 하더라. 무엇을 위한 노래인지... 도무지 모르겠더라.
무대 위에서 한 스피커가 크게 소리내면서 '우리에겐 자유가 있습니다!!!!!! 허용해줘야 합니다!!! 블라블라블라!!!' 외치던 장면.
내가 정의한 자유, 그들이 정의한 자유.. 그것의 갭은 꽤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웠던 순간들을 공유하자면..ㅋㅋㅋ
1.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되어있다는 것. 경찰과 마약하는 이들의 관계는 상당히...ㅋㅋ경찰과 범인은 공존하지 못할 것 같은 그런 관계인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생길까봐 경찰들도 미리 와서 그냥 여기저기 보고 다닌다. 마약하는 이들을 그냥 눈 앞에 보고 있어야 하는 것..
2. 내 사진을 떡하니 올려두었는데 나름... 당황한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기 위해 나는 선글라스로 나름 무장을 하고 갔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혹은 너무 쎈캐들이거나
마약을 하고 눈 풀린 사람들이 있으면 표정관리 못할까봐 무서워서 끼고 갔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여행객이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만큼 꽤
있어서 더 안전하게 느껴지더라. 미친 것 같은 사람도 없고 말이다.
반전은 하필 이 날 입고 간 티셔츠가 완전 '마리화나 빠...'같은 그런 초록, 연두색의 야광색 티셔츠라 나도 마리화나 찬양하는 캐내디언처럼 보였을거라는거...ㅎㅎ
포스팅을 마무리 해야겠다. 결론적으로... 음.. 그들은 왜 마약에 의존할까, 홈리스는 왜 마약을 할 수 밖에 없을까.
또 이것에 대해서 리얼 캐내디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코워커들에게 물어보면 그들 역시 내 생각과 그렇게 다르진 않은데 한국에선 아예 허용조차 안된다고 하면
오히려 '오 진짜?'라는 반응이다. 그리고 동시에 '거기엔 왜 갔어!!!!!!!!!!!!!'하며 혹시 시도해봤냐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며 웃어넘기는 반응도.
당연히 안 했다니까 또 그냥 웃어넘긴다. 그리고 어떤 코워커는 진짜 미친 것 같다고, 마약하는 사람들.. 그러는 동시에 자긴 지금은 필요하지 않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겨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내 기억 속에 그 축제 장면은 '충격'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
반대로 캐나다에서의 자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적어도 하루만큼은 너네가 마약을 하도록 허용해주겠어-라는 그 넓은 포용력은
아마도 그들이 기반을 두고 있는 다양성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이 축제는 아마 그 허용범위가 너무 넘쳐서, 막을 수 없어져서... 혹은 사회적인 어떤 용도로 오히려
캐나다의 윗선에서 일부러 두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러나 이것이 확실히 10대에게 영향을 적지 않게 미치고 있는만큼 조심해야할 부분이긴 하다. 분명.
교육적으로 봐도, 인격적으로 봐도 담배를 피는 것 역시 몸에 좋지 않은데 마리화나라니, 아닌 건 아니다라고 규제할 필요가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포스팅은 이걸로 끝!
+
ㅠㅠ요즘 쉬프트가 꽤 많아졌다. 그러나 통장잔고는 0...ㅎㅎㅎ 70불남음... 꺄.. 집가면 그냥 몸에 힘이 없어서 픽- 운동도 제로. 컴퓨터 앞에 앉아도 피곤.
그래도 잘 살고 있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 여전히 여전히 힘든 부분도 있지만 서머가 찾아오고 있으니, 힘내서 이 악물고 기꺼이 즐기고 돌아가고 싶다.
대신 이 땐 나이, 한국에서의 삶에 관한 모든 걱정들을 다 내려놓아야 하는 '내려놓음의 미학'이 필수다. 제일 어려운거...ㅋㅋㅋ맡겨드리자. 나를 포기하자.
네거티비티대신 파저티비티!!!!!!!!!!!:DDD 꺄오오오옹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