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41. 몸살앓이, 마사지샵(Big Feet)
#Day141
in Vancouver
Writer : Hani Kim
2016.03.02
지난 2-3일간 몸살앓이를 했다. 잠에 들었다 중간에 깼다 식은땀이 나고 열이 오르고.. 그러고 다시 잠에 빠져드는 정신없는 수면상태.
근데 왠일로 계속 스케쥴이 잡혀서 일을 해야 했고, 일하면서도 계속 힘이 빠지고 어지러워서 약을 먹고 그 기운에 일을 해야했다.
그동안 매일 일기를 쓰지 않아서 좀 헷갈리지만 지난 번 로컬 카페 면접을 보고싶어서 그 카페의 매니저님이 안 계실 때 찾아갔는데
그 날 비를 조금 맞았던 탓인지.. 아니면 요즘 그냥 계속 근육통이 심해져서 그런건지.. 온 몸이 어디에 두드려맞은 것 처럼 쑤시더니
그렇게 감기 없는 몸살이 제대로 찾아왔다. 아, 인터뷰는 결국 스타벅스에서 쉬프트가 잡히는 바람에 미루고 미루는 바람에 매니저님이랑 인터뷰시간을
두고 밀당하다가 결국..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연락이 끊겨버렸다. :(
지금도 어깨 통증이 장난 아니다. 일부러 마사지 받으러 가기 전에 쓰는건데.. 진짜 가만 앉아있어도, 누워있어도 어깨에 통증이 와서 고통을 호소할 정도다.
어떤 생각까지 들었냐면 '누가 내 위에 올라와서 어깨를 짓밟고 있는 게 확실해,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이렇게 아프지?'란 생각을 할 정도였다.
중학교 때 학원 선생님이 들려준 공포스토리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였는데 진짜 그 상상이 절로 될 정도로 너무 아팠다.ㅜㅜ
며칠 전엔 허리가 그랬는데 허리디스크 걸린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생활하는거지?하고 괴로웠던 적이 있다.
또 한 번은 다리가 터질만큼 아파서 계속 주물러야 했는데 그것도 너무 서글펐고.. 요즘 들어서 계속 '서있는 일'은 더 이상 못해............하고 약한 소리를 하는 것도 괜히 그런 게 아니였다. 정말 몸이 점점 삭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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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오늘!!!!!!!!! 나에게 선물을 하기로 했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못하겠다 싶어서(타자칠 힘도.. 치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바로 네이버에 밴쿠버 마사지를 검색했고, 몇 개 안되는 리뷰들 중 저렴한 샵을 알아냈다.
전신마사지(바디-상체 중심/ 발-하체 중심)를 55분동안(어떤 블로거 말대로 정말 시간지키는 건 칼이었음) 받는데 40불인 곳.
Big Feet
(내가 갔던 곳은 빅토리아)
하우스메이트이자 호스트인 우리집 아줌마가 피부학 전공에 거의 메인으로 마사지사를 하고 계시는데 오늘 아침에 아줌마를 보고서도 왠지 바빠보여서
물어보지도 않았었다. 아무튼 아줌마가 1시간에 40불이라고 했을 때 처음엔 '헐!!!!!!!!!!!!!!!'하고 기겁하면서 진짜 나중에 돈 많이 벌면 해야지~라고
달고 다녔었었는데.. 그게 여기서 가장 저렴한 가격대였다니.. 자꾸 한국시급에 비교가 되서 더 비싸게 느껴지게된다.
시급에 비하면 한국의 저렴하다고 생각되어지는 마사지샵과 비슷한 가격이다.
한국에서는 동네 마사지샵에 딱 2번 정도 가본 적 있는데 2-3만원에 그렇게 했던 것 같으니까...
(근데 이 한국 가격 역시 정말 정말 많이 저렴한 거라고 알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면 또 모르겠지만)
여튼 나처럼 정말 미친듯이 어깨에~ 등에~ 허리에~ 고통이 느껴진다면, 당장 캐나다에서 병원 한 번 가기가 무서워서 안쓰럽게 혼자 손을 뒤로 끌어당겨
주물주물~~하며 힘들어하고있는 워홀러들에게 주저없이 추천한다. 정말 차라리 이거 받고 4시간을 더 일해서 40불을 버는 게 낫지.
절대 참지 말아야한다는 걸 오늘 마사지 받고 깨달았다. ㅠㅠ 몸이 아프니까 일도 힘들고 잡 하나 더 구하는 건 무슨- 이러면서 쉬고만 싶어지더라.
요즘 그런.. 나에게 오늘의 마사지는 한 줄기 빛과도 같았다. 하하... 정말 내 인생에 처음 느껴보는 근육통을 여기와서 느꼈다.
그래서 얼른 더 심해지기 전에 바로 잡아야할 것 같은 느낌이 파팍 들어서 나도 모르게 검색을 하고 돈 생각 안하고 무작정 가보기로 한 거다.
4시에 받고싶었는데 5시에 가능하대서 그냥 그 시간에 맞춰서 가기로 했다. 근데 왠걸 그리로 가는 버스가 2대나 지나가고(..._)
겨우 3번째 버스를 타고. 좀 늦었다...... 그래서 늦는다고 전화까지 했는데......그러면서 엄청 죄송해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이미 그 앞에 온 사람들을 다 받고.. 나의 예약시간이 6시가 되어버린 상황.
거기가 정말 많이 바빴는지 그 시간대에 일하지 않는 직원(남자였다는 건 함정★..)을 불러서 5시 35분쯤부터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
..........저 위에서처럼 나는 정말 정말 당황스럽게도 남자에게 받았는데 '당연히 여자'에게 받을거야라고 생각했던 건 내가 로비에 있을 때만해도
전부 여자 마사지사밖에 안보였기 때문이다. 끝나고 나오면서는 나를 마사지해주신 호리호리하신 빡빡이 아저씨 1분, 그리고 푸근하게 생기신 1분
그렇게 남자 마사지사 2분이 계셨다. 밤 11시까지 영업이라 그런지 시간대별로 마사지사들의 출퇴근 시간이 다르겠지.
아니.. 근데 왜 남자 마사지사냐고 하필!!!!!!!!!!!!!!!!!!
소심한 나란 여자.. 솔직히 마사지를 받기 위해 언더웨어 빼고 홀라당- 벗으면서도 많이 고민했다. 아씨... 창피한데 뭔가... 어떡하지..
그렇다고 내 몸 보일 것도 아니지만.....그래도 뭔가 찜찜한데..ㅜㅜ..하면서 별의별생각을 다 했던 것 같다.
그치만 이미 기다린 시간도 있고 더 늦어지기도 싫고.. 아저씨가 이미 하기로했는데 여기서 바꿔달라고 하는 것도 좀 죄송하고(뭐가 그렇게 죄송한지;;;)
그래서 그냥 하기로 마음먹고 준비하고 눕고 시트를 위에 덮었다. 근데 그 와중에 또 블로그후기로 보고가서 나는 '오일'을 꼭 해달라고 외쳤다.
하하하하하하하하...................남자가 등에 오일을 발라주는............그런 아주 기괴한 경험을 했던 순간.
근데 막상 마사지 받으면서는 부끄러운 것보다 그냥 의사와 환자의 관계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여기서 따로 한의원같은 것도 갈 수 없으니..
제발 제 어깨 좀 어떻게 해주세요!!!!!!!!!!!!하고 아저씨가 마사지하실 때마다 진짜..'앍ㄱㄱ걱ㄷ아강ㄱ악악!!!!!!!!!!!!'하고 미친듯이 소리지르고싶은 고통이
느껴졌는데 그 때마다 정말 꾹꾹 참다가 'so painful'하면서 아픔을 표했다.
다른데는 막 대화를 나누면서 하는데 유독 아저씨랑 나랑은 대화를 많이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먼저 운을 띄었지만 아저씨는 영어를 못한다고 하셨고
그래도 '중국인이세요?' '전 한국인이에요' '스타벅스에서 일하는데 그래서 어깨에 근육이 엄청 뭉쳤어요' '너무 아파서 오게 되었어요' 하면서 나도 짧은
영어를 구사하며 노력했는데 아저씨도 짧게 짧게 받아치면서 못 알아들을 땐 그냥 못 알아듣는대로 대화를 나누고.. 그렇게 우리의 짧은 대화는 종결.
근데 아저씨가 위->아래 순으로 거의 마사지를 다 끝내가면서도 your shoulder is so hard!!!!!!라고 하면서 마지막에 다시 한 번 어깨를 팍팍 지압해주셨는데
영어를 못하시는 아저씨가 그래도 나에게 알려주시려고 했던 건 저 한 마디였나보다,싶었다. 그래서 뭔가...뭐랄까... 흐엉
괜히 위로받는 느낌. 맞아요ㅠㅠㅠㅠㅠㅠ 무거운 거 들고 그래서 그래요ㅠㅠㅠㅠ 너무 아팠어요ㅜㅜㅜㅜ하면서 엉엉-모드가 되어버린 나.
지금도 아저씨가 꾹꾹 아주 파워풀하게 지압해주신 바람에 내 등 근육은 찌르기만 해도 고통이 느껴지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렇게 고통스러웠던 마사지를 끝내고 나오는데 여전히 그 통증은 느껴지지만 그 통증이 마사지 후 느껴지는 통증이지,
내가 원래 갖고 있던 통증은 신기하리만큼 많이 사라진 걸 느꼈다. 사람 하나가 내 어깨에 발로 꾹- 짓밟는 것 같은 그 고통은 적어도 사라졌다.
그것만으로 나는 팁포함 46불을 지불했던 것에 그냥 만족했다. 다음 번엔 우리 집 호스트 아주머니(능력자★ 피부학 전공으로 대학까지 다니심)
에게 꼭 받고싶다. 그래야 좀 더 내가 어디가 많이 안 좋은지 애정을 담아 자세히 들을 수 있고 치료법도 스트레칭법도 알려주실 것 같으니까.
휴........근데 Big Feet도 진짜 괜찮다. 완전 추천 추천!!!! 구글에서 검색해봤을 때도 보통의 후기는 '다른 후기처럼 조금은 시끄럽지만(중국인이라? 벽이 얇아서?)
마사지는 정말 좋았다. 저렴한 가격에 아주 만족!' 정도인데 나도 같은 의견이다.
검색해본바로는 그냥 보통 마사지샵에서 바디 마사지를 받으려면.. 한 100불은 족히 넘는 걸로 알고 있다. 여기에 또 15%~20%의 팁이라니...
으헝.. 캐내디언이면 몰라도 워홀러에겐 지불할 수 없는........고가의 가격이다. 물론 40불도 정말 정말 정말 비싸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나
그만큼 내가 고통스러웠으니.. 전혀 아깝지 않았던 것이고.. 이쯤되면 정말 아주 가까운 친구가 마사지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ㅋㅋㅋㅋㅋㅋ
여자 나이 중반이면 몸이 늙어간다더니 괜한 말이 아니구나,하는 걸 이제부터 서서히 아니 아주 제대로 느끼고 있다.
밴쿠버까지 와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하하하.........
그래도 지금은 몸살도 지나가고 있고, 통증도 좀 나아졌고. 이제 좀 살만하다-하고 느껴져서 좋다 :D
뭐.. 며칠 전에 엄마랑 통화하다가 그냥 개인적인 일이라 쓰긴 좀 그런데 펑펑- 울은 적이 있었다.
마음이 너무 안 좋고.. 그냥 내 자신에게 실망스럽기도 하고.. 밴쿠버에 와서 많이 힘든 부분도 있었고, 기타 등등으로 마음이 복잡했다.
근데 그 복잡함을 또 제대로 내려놓지 못하고 다른 이에게 기대서 풀려고 하는 내 심보도 참 못됐구나- 아직도 어린애구나- 아직도 하찮구나-하고
많이 느꼈다. 근데 결국 또 다시 돌아와서 의자에 앉아 성경을 펴는 것이 나의 가장 귀한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걸 느끼니 다행이다.
자유가 주어졌을 때의 내가 진짜 깊은 자유를 누렸으면 좋겠다. 이제 걱정보다는 내 마음의 평안을.. 내가 해야할 것을.. 더 바라보고 싶어진다.
두려움을 내려놓고 믿음으로 살아가기,를 내 삶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앞으로의 생활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 포스팅은 마무리해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