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10. 외국교회의 소그룹 분위기, 화이트스팟 레스토랑, 네 군데의 스타벅스에서 일해본 후기.
#Day110
in Vancouver
Writer : Hani Kim
2016.01.31
와, 벌써 1월의 마지막이라니. 믿기지 않는다.라고 써두고 잠든 어제, 분명 '글부터 써야지~'하고는 첫 줄을 써내려 갔는데 어느새 마우스로 '미생 19화'를 틀어버렸다. 그리고 오늘 아침, 또 다시 미생 20화를 정주행. 마지막 30분을 남겨두고 있다. 으악... 젠장!!!!!! 진심으로 슬프다. 많은 이들이 그랬듯 미생은 두고두고 돌려볼만한 '인생드라마'다. 아침부터 주책맞게 장그래에게, 오상식 차장님에게 감정이입 제대로 하면서 울어버렸다. (사실 눈물이 언제 마르나,싶도록 나는 울보ㄷㄴ...★) 아무튼 다시 정신차리고 지난 일주일을 돌아보며 밀린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다.
▼
외국교회의 소그룹 분위기
2016.01.25
이 날은 오랜만에 오프여서 집에만 있고 싶은 날이었다. 늘 말하지만 '부지런'떨던 나는, '바쁜 척 최고'였던 나는 여기서 집순이가 되어가고 있다.
근데 이 날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으니....그것은 바로 'ALPHA COURSE'였다. 이 알파코스란 내가 출석하고 있는 COASTAL CHURCH의 제자학교같은 프로그램인데 제자학교랑은 좀 다른 게 교회에 처음 나온 사람들도 예수님에 대해, 기독교에 대해, 또는 친구를 사귀기 위해 아주 좋은 '기회'라는 거다.
프라이빗한 느낌이 아니라 모두에게 열려있는 장이랄까?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던 초기부터 알파코스가 뭐지?하고 궁금해하긴 했었다.
그러나 소심해서 참여는 하지 못했었다. 이후에 용기를 내서 무턱대고 교회 문을 두드렸던, 비가 내려서 나오기 참 귀찮았던 월요일. 굳게 닫힌 문은 '스케쥴 좀 제대로 확인하고 오지 그랬어'라고 말하듯 기껏 용기내서 왔더니만 헛웃음나게 만들기도 했다. 그 이후로 새로 시작되는 알파코스 스케쥴은 2016년 1월 11일이었다. 그렇게 어느정도 용기가 필요했던 외국교회에서의 소그룹 모임을 이 날 다시 갔다. 처음 갔을 땐 그냥 단체로 강의를 조금 듣고 바로 끝났는데 이번엔 찬양, 예배(강의) 후 그룹으로 나뉘어서 진행된 '리얼 알파코스'였다. :)
6시 반부터 시작되었지만 6시 45분쯤인가 50분쯤 느즈막히 도착했다. 배부르고 속도 안 좋았지만, 그래도 공짜밥이니 먹어보자!!!하고 로비에 들어갔다.
가자마자 북적북적한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그룹별로 번호가 붙어있고 앉아서 먹을 의자들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맛있는 디너 역시 준비되어 있었다. <3 <3 <3 하트 백 만 개 ! 분명 배부르고 속도 안 좋았는데(....) 이상하게 막 들어갔다. ...너무 맛있었다.
아마 알파코스 참석을 안하더라도 여기서 무료 급식을 먹으려고 들리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았다. (확실하진 않지만)
강의는 Why did Jesus die?란 주제. 지난 번에 이어 같은 강사의 메시지가 쭉 이어진다. 아마 다음 번에도 그럴 거다.
이 날 메모한 종이를 아마 ......ㅂ..ㅓ...버린 것 같은데 딱 하나 기억나는 건 강사가 양쪽 팔을 활짝 펴더니 한 손에 올려져있던 짐(죄)을 다른 손으로 옮겨간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내 짐은 가벼워지는 것. 나 때문이 아니라 그 분 때문에 말이다. 결국 저 답은 '나'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순장을 하며 잘난 척 했던 나는 여기서 많이 무너지고, 힘들어하며 다시 내 신앙을 돌아볼 시기를 맞이한 것 같다.
그래서 용기내어 그 역할이 완전히 뒤바뀐 '순원 중에도 가장 소극적인 순원'느낌으로 다시 이 곳의 소그룹에 적응해보려고 한다.
그 곳에서 부디 좋은 친구들. 서로를 위해 기도해줄 수 있는 영적인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아, 참. 외국교회의 소그룹 분위기는 한국교회의 소그룹과 그리 다르진 않지만 대체로 많이 말하는 편이다. 인종도, 나이대도 정말 다양하다. 스패니쉬, 캐내디언, 코리안(나+참석하지 않으신 한 분), 차이니즈 등. 7~8명은 되는 것 같고 몇 개의 그룹이 있었는 지는 잘 모르는데 10개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근데 확실히 참여도는 개인차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나같은 경우에도 뭔가 말하고 싶어도 일단 알아듣는 것부터가 100% 온전히 알아듣지를 못하겠어서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을 들으려고 귀기울였고, 비슷하게 말하거나, 눈치껏 알아채고 다시 질문하면서 대화에 꼈는데 아마 걔네 입장에선 그저 '소극적인 아시아인'으로 봤을거다. ㅜㅜ이건 차츰 친해지면서, 내 영어가 늘어가면서, 그냥 무조건 적극적으로 하면서 점차 나아지길 바래야겠다. 노력하자!!!!!
영국으로 워홀을 간 친한 동생도이 얼마 전 이런 질문을 했었다.
'친구 사귀려고 교회다니는 거... 조금 그렇지 않을까요?'
한 기독교 학교에서 일하기 위해 교회를 등록해야만 했던 철두철미하고 야무진 동아리 친구 역시 처음에 그런 고민이 있었다.
다른 특수한 목적이 있어서 다니기 시작하는 건 '종교'를 갖기 위한 이유로 별로 옳지 않아보이기 때문에.
그치만 여기 알파코스를 소개하던 목사님도 말하셨듯 '친구를 만나러, 외롭지 않게 보내러' 그 모든 이유도 다 받아들이고 포용해야하는 것이 교회다.
존재의 이유인 것이다. 재밌는 건 나 역시 '신앙생활'때문에 나가는 것 뿐 아니라 정말 '친구를 만들러'가는 이유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에서 내가 절대 생각지도 못한 이유이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려고, '영어'를 좀 써보려고 밋업에 나가본 적은 있어도 '친구'를 굳이 사귀려고 교회에 갈 필요가 없었으니까. 내가 태어날 때부터 '환경'적으로 주어진 곳이 교회였으니 말이다.
이렇게 늘 인간은 환경에 따라, 상황에 따라, 때에 따라 그 입장이 100% 달라질 수 있다. 이 말을 하고 싶었다.
내가 다 극복했다고 여긴 부분도 하나하나 다시 꺼내어 힘들어하고, 또 극복해야 하게끔 만들고. 사실 그런 삶을 살고 있어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내가 더 맘을 잡을 수 있게 함께 해 줄 공동체가 필요하고, 친구가 필요하고, 성숙이 필요한 시기이다.
부디 알파코스를 통해 그런 걸 잘 배워갔음 좋겠고, 더 깊어갔음 좋겠고, 치유 받았으면 좋겠다.
2016.01.26
이 날 역시 오프. 11시 반에 기상해서(...게을러 게을러ㅜㅜ한국에서 이랬으면 아빠가 분무기를 얼굴에 뿌렸을지도 모를 일.ㅎㅎ칙칙!!그립다..)
QT. 미생. 요리(된장찌개, 두부부침), 블로깅. 그리고......화이트스팟 레스토랑!
몸이 루즈해져서 그냥 축~ 쳐지고 감기기운도 오는 것 같고~ 기분도 그냥 그렇고~ 그렇게 하루를 밍기적 밍기적 보내고 있다가 밤에 룸메랑 갑자기 화이트스팟 레스토랑을 가게 되었다. 아까도 위에 썼지만 평소에 장도 별로 안 좋고.. 이 주엔 더 그랬고.. 그래서 밀가루를 먹어도 되려나 반신반의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못 이기는 척 그냥 갔다. 결론은 진짜 맛있게 잘 먹고 왔다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ㅎㅎㅎㅎㅎ
한 번 거절하고 고민했던 게 민망 할 정도로 맛있게 찹찹 잘 먹고 왔다. 히히 :)
화이스스팟 레스토랑으로 말할 거 같으면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TGI같은 느낌의 레스토랑이었는데 TGI는 솔직히 한 물 갔고..
그냥 빕스같이 여기 사람들이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불리며 많이들 가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빕스는 뷔페식이고, 여긴 뷔페식이 아니라 좀 더 간단하다.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 등이 주 메뉴고, 내가 그렇게 사랑하는 A&W 고구마감자튀김st도 훨씬 더 맛있더라 ㅠ.ㅠ!!!!!!!!!!
이거 때문에 캐나다에 있고 싶을 정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이유라니...하하)
아기랑 단 둘이 오는 엄마도 있고, 완전 단체 손님으로 오기도 하는 걸 보면 확실히 흔한 패밀리레스토랑인가보다.
여러 번 더 가고 싶을 정도로 대체로 다 맛있으니 캐나다에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쯤은 가보기를 추천한다 :)
2016.01.27
뭐........했지? 기억이 1도도 안난다.
이런 날은 앞으로도 없기를ㅋㅋㅋㅋㅋㅋㅋ
2016.01.28
우리 스토어에서 4시간 갑자기 일하게 된 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로 그냥 서브하다가 오는 딱 좋은 쉬프트였다.
근데 왜 4시간이어도 늘 피곤한거니......개인적으로 이 날 좀 힘든 날이었는데 그건 그냥 개인 일기장에 써두기로ㅎㅎ
그래도 쉬프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당!
2016.01.29-30
네 군데의 스타벅스에서 일해본 후기
이번 주는 지난주의 나름 바쁜 스케쥴을 잘 마무리하고 OFF를 맞이한 주였다. 원래는 5일정도의 휴일이 끼어있는 최악의 쉬프트 주였으나 몸이 안 좋아진 시기라서 '일주일은 돈 걱정하지 말고 푹~맘 놓고 쉬자!하고 편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 하루하루 조금씩의 쉬프트가 여기저기서 주어졌다.
어떤 날은 우리집에서 15분~20분만 걸으면 있는 King Edward 스토어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 또 어떤 날은 킹에드워드에서 20분정도는 걸어가면 있는 Arbutus 스토어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렇게 이 곳 저 곳에서 일하게 된 사연이 있었으니.......
지지난 주 였나, 갑자기 어떤 여자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처음엔 그냥 코워커인 다나인 줄 알고 비몽사몽 이것저것 질문하고 답했었다.
결론은 킹에드워드 스토어에서 30일날 일해줄 수 있느냐는 거였고, 마침 거기는 우리 집에서 20분만 걸으면 있는 곳이라 okay했다.
근데 나중에 다나한테 물어보니까 다나가 아니었단다. 띠로리.. 어쩐지 다나보다는 좀 더 어른 목소리 같았고 더 까랑까랑한 목소리더라니..
미스터리로 남았지만 언젠가 다시 재확인하는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매니저님도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걱정은 없었다.
근데 30일이 가까울수록 좀 불안해서 다시 확인해보려고 리디아에게 더블체킹을 부탁했더니 킹 에드워드에서 다른 4일 정도의 스케쥴을 추가로 받게 되었고
30일 스케쥴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바뀌었나보다-하고 이상하네-라고 생각하고 넘겼다.
근데 그게 화근..이었다.
29일날 12시에서 6시까지 킹 에드워드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30일날은 Arbutus스토어에서 내 스케쥴이 잡혀있던 거였다.
나는 그 날 당연히 오프겠거니-하고 아싸라비아~하면서 전 날 완전 늦게 잠들어서 점심부터 다시 자려고 하던 찰나에 갑자기 '왜 출근 안하냐. 너 여기서 9시 반부터 5시까지 일하기로 되어있다.'라는 매니저님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멘붕' 그 자체였다. 3-4시간밖에 자지 못한 탓에 졸린 것도 있었지만, 뭐 상황이 어떻게 되가는 건지 영문도 모른 채 나는 출근해야했고. 버스도 타지 않고 그냥 약 40분을 걸어서 스토어까지 걸어갔다.
그 곳에서 난 이미 유명인이었다.(장난이지만) 왜냐하면 어떤 16살짜리 코워커가 나중에 나에게 '안녕? 난 ㅇㅇ야. 근데 너 오늘 그거 들었어? 어떤 여자애가 9시 반 출근이었는데 나타나지도 않았대. 대박이지?????? 참' 막 이런식으로 나에 대해 까는 말을......내가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이건 내 잘못도 아닌거 같은데 욕먹어야 하는 이 찜찜한 느낌. 늦은 건 나고. 시간을 못 채운 건 역시 나니까......
'That was me'
'What? I think you're not'
'I am.'
' Are you Hani?'
'Yes..........l..ol... Sorry....about that"
뒷담같이 들려서 기분이 살짝 나빴지만 어쨌거나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내 잘못도 있으니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웃을 뿐ㅋㅋㅋㅋ......
그렇게 30일은 멘붕 그 자체였다. 엄청 바쁜 매장인데 내가 나타나지도 않고 잠수탔으니..... 거기서도 멘붕, 전화 받고 얼떨떨한 상태로 출근하는 나도 멘붕..
멘붕이야기는 그만하고, 다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스토어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29일 - King Edward
예~전에 한 번 우체국 가는 길에 들렀던 킹에드워드 세이프웨이. 한 번 가봤던 길이라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당연히 구글 맵 켜고!)
바로 앞에 학교가 있어서 손님이 많은 스토어다. 오크리지에 큰 쇼핑센터가 있고.. 킹에드워드,하면 그냥 '지하철역'밖에 생각이 안나서 무시했는데
스쿨존이라 유동인구가 정말 많다는 걸 알고 '헉...'했다. 학교가 있다는 건, 부모님이 늘 아이들을 데리러 갈 때마다 장을 보러 건너편 큰 마트에 자주 들릴 수 밖에 없고 그 안에 있는 스타벅스 역시 아이들 뿐 아니라 엄마들의 타겟이 된다는 것.
아마 직원 한 분이 필리핀으로 베이케이션을 가신 모양이다. 그래서 일손이 몇 주간 부족해서 내가 충원된 거 같은데... 한 4일정도는 출근하기로 했다.
매니저님과 코워커의 말대로 정말.... 바쁘더라. 가자마자 막 손님이 쉬지 않고 우두두두두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사실 데이비쪽은 그렇게 사람이 없다.(바닷가 이벤트로 미친듯이 사람이 몰리는 1월 1일 빼고는) 겨울이라 더 그런 걸 수도 있고. 여름에 잉글리쉬베이 근처에서 축제같은거 하면 아마 바빠질 듯 하지만 킹에드워드에 비하면 진짜.........꿀 알 바 였다는 걸 몸소 느끼고 왔다.
6시간 했는데 한 8시간은 노동한 느낌이었다.ㅠㅠㅠㅠㅠㅠㅠ애써 웃었지만 퇴근할 때 진짜 너무 좋았다.
운 좋게도 이 날 거기 세이프웨이 매니저님이 전직원을 위한 커피를 쏘셨는데 나도 얻어먹었다. 으히히히..
코워커들은 캐내디언 2, 프렌치1와 함께 일했는데 이 스토어는 바빠서 진짜 딱 클로징빼고는 무조건 두 명이나 세 명이 대기하고 있는 것 같다.
아시안계 캐내디언 매니저님은 나한테 단 번에 한국에서 왔냐며 굉장히 반갑게 맞아주었고, 또 한 명의 캐내디언은 처음엔 나 빼고 막 장난치고..
좀 낯 가리는 듯 하더니, K-pop을 좋아라하는 Exo도 아는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 친절한 코워커였다.
마지막 프렌치걸 1명은 딱 보자마자 '헐....짱 예쁘다..'하고 반했던 아델. 이름이 아델이라서 보자마자 '헬로우~~~잇츠미~'라고 했더니 이미 수도 없이 들었는지 바로 '잇츠미~'하며 받아주는 조금은 까칠해보이지만 사실 그냥 너무 예쁜 프랑스 여자애였다.
나는 이 세상에서 '불어'가 제일 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하는 1인인데.....(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좋다. 근데 사실... 전혀 할 줄 모른다.ㅎㅎㅎㅎㅎㅎ)
그래서 그런지 프랑스인들보면 뭔가 몽글몽글한 게 올라온다. 친해지고 싶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 비하인드 스토리
생각해봤는데 30일의 멘붕 전에 나에겐 그 멘붕의 일이 오히려 4일간의 일 할 시간을 얻을 기회였다.
만약에 어떤 여자분께서(아직도 정체를 모른다는 건 내 짧은 영어때문이었을거다ㅋㅋㅋㅋㅋㅋㅋㅋ흑흑ㅠㅠ..) 전화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오케이하지 않았다면? 근데 확실하지 않아서 불안감에 매니저님에게 재차 물어보지 않았다면?
킹에드워드에 매니저님이 연락하지 않았다면? 그렇다. 그 전화 한 통 덕에 상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 나한테는 좋게 좋게 일이 돌아갔다.
30일에 스케쥴 반절을 빵꾸낸 건 정말 너무 죄송한 일이었지만 그냥 넘어가지 않고 되묻고, 물은 것이 쉬프트로 이어져서 너무 감사했던 주였다.
30일 - Arbutus
일단 여기 앞에도 학교가 2군데인가 있다. 고로 바쁘다는 얘기다.
스타벅스에서 일하다보면 전혀 기대치 않은 재밌는 상황이 오는데 예를 들면 이런거다. (나만 재밌고 반가울 수 있는 이야기..)
진짜 어린 학생이 있다. 아마도 초등학생?.. 그리고 되게 부잣집 애일 것 같다. 항상 데이비 스토어에 엄마 또는 아빠랑 함께 와서는 패션티레몬에이드를 주구장창 시킨다. 톨 사이즈로. 그리고 똑 부러지는 그녀는 늘 혼자서도 잘 주문하고, 나보다 당연히 영어를 잘하므로 더 똑부러져보이는 그 아이가 난 너무 예뻐보이고 똑똑해보인다. (실제로 똑순이일 것 같다.) 스노우맨 쿠키가 나왔을 땐 맨날 그것만 시키고, 그게 없을 땐 늘 벌스데이케익팝을 사간다.
근데 그 아이가 내가 Arbutus 스토어로 출근한 지 몇 분 안되었을 때 갑자기 내 눈 앞에 뿅-하고 또 나타났다.
오잉????????? 이번엔 혼자다. 헐.. 너 왜 여기 있는거니.....ㅋㅋㅋㅋㅋㅋㅋ
댄스클래스가 이 근처에 있어서 그렇단다. 알고보니 그녀는 스벅빠....... 역시........ 데이비만 오는 게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 씩 갈 그럴 아이였다.
이 날 역시 너무나 다부지게, 예쁘게, 완벽하게 나타난 요 귀염둥이 아이는 '우왕. 너 춤 잘춰?'라고 묻는 말에 '네~~'하며 똑순이다운 자신감을 내비치곤 가버렸다. 이 아이에게 유독 정이 가는 이유는 내가 한창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을 때, 뭐가 뭔지 하나도 몰라서 어벙벙하고 있을 때,
돈 세는 법도 제대로 몰라 어버버하고 있을 때. 그 때 너무 똑똑하고 당당하게 '이렇게 하면 돼요~'하며 계산도 척척.도와준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냥 너무 매력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남자였고 그 세대에 태어났더라면 정말 반했을지도....ㅠㅠ
위풍당당한 그 아이를 이 스토어에서 다시 만난 것 때문에 그래도 일할 맛 났던 날이었다.
음.. 나머지는...... 일단 내가 출근했을 때 설거지를 해야할 게 산더미였다. 컨테이너들이 정말....... 말도 안되게 많았고(일단 숫자적으로도 많았다는 이야기..) 모든 컨테이너의 숫자가 우리 가게보다 2배정도 많았던 것 같다. 스토어의 크기도 좀 더 컸다.
결론은 여기도 바쁜 매장이었지만 킹 에드워드보단 덜 했다. 신기했던 거 하나는 아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16살이란 어린 나이의 고등학생이 스타벅스에서 일한 지 벌써 1년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아이래쉬를 붙였는 지 인위적이게 막 길고.. 또 화장도 진하게 하고 다녀서 그냥 멋부리는 20대 초반이겠거니, 했는데
고등학생이라더라. 그래서 우리 스토어에 있는 18살.19살.. 뭐 그 정도겠거니 하고 18살? 19살?하고 막 던졌는데
'아니, 아니 16살이야.'하고 너무 예쁘게 생긴 애가 살짝 미소와 썩소가 섞인 웃음을 날리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선 보통 19살, 20살 정도는 되야 알바를 시작하는 거 같다고 했더니 너무 늦은 나이라며 오히려 놀라했다.
근데 이건 이 아이만의 리액션이 아니라 우리 스토어에 있는 18살 애도 놀라는 이야기다. 보통 여기서 일할 땐 15살, 16살도 가능하다는 거 같다.
27살 먹은 내가 16살. 그러니까 한국 나이로 고쳐서 17살이라 치면 10년이나 차이나는 애한테 오히려 일을 배웠다.
정말 배움엔 나이가 없다던데.. 이렇게 알바로 있는 일터에서조차 경력으로 17살이 선배가 될 수 있다니. 조금은 놀랄 일이었다.
한국에선 보통 드무니까 말이다. 이건 내 편견의 편견일지도 모르곘다.
확실히 '대학'만을 바라보며 있던 사회와는 다른 분위기다. 학교를 다니면서 어느정도의 많은 돈을 직접 벌 수 있는 기회가 널려있는 곳.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나랑 같은 나이인데 스토어 매니저인 리디아. 또 나보다 3살 정도 어린데도 스토어 매니저를 1-2년 만에 달았다던 어떤 매니저.
알바경력이 1년은 족히 되는 고딩들. 참 신기하다. 이렇게 다른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재밌다.
각 사회마다 옳다고 여겨지는 문화가 다르고, 가치도 다르다. 그걸 조금씩 경험해가고 있다. :)
이번 주 포스팅은 요기까지!!!!!!!!! 급 마 무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