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IN 20S

#6th interview with 현아언니

honeyliciousworld 2016. 1. 21. 15:51








#6th interview


WE ARE IN 20S




Writer : Hani Kim


2015.06.09





자기소개 좀 해주세요. 

저는 26살 싱글, 송파구에 사는 박현아이며, 지금은 엄마, 아빠, 동생, 강아지 한 마리와 살고 있습니다노래 듣는 걸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며 빨리 연애를 하고픈 처자입니다.

 



'사람을 좋아하는'이란 말을 하셨는데 언니에 대해 적어보다가 사람이란 단어를 적었어요. 무려 08학번이신데(필자는 09...) 08학번부터 15학번까지 8년을 걸쳐

다양한 연령대와 폭 넓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잖아요. 언니는 왜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는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사람과 늘 어울리는 걸 좋아했는지 궁금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을 좋아하고, 그 무리에서 지내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외로움을 알게 모르게 많이 탔던 것 같아요

'내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걸 정말 살로 피부로 느끼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대학교 1학년 때 잠수를 한 달 동안 탄 적이 있어요

그 때 느낀 게 '세상은 나 혼자 살 수 없구나'였어요. 내가 딱히 뭘 한 것도 아니고, 집에서 그냥 1달 동안 지낸 것뿐인데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더니 내 존재부터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고, 작은 것 하나도 누구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가 없는게 사회적인 구조라는 걸, 그리고 진짜 내가 혼자 살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그러다보니까 사람들 속에서 최대한 잘 지내보려고 노력해왔던 것 같아요. 천성이 막 그렇다기보다 착한 사람들을 보면 그런 모습에 대해 약간 닮고자 하는 것도 있었고요.

처음부터 막 그랬던 게 아니고, 까불기만 했던 앤데 지금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비춰지기를 사람 좋아하고, 착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착한 것도 아니고 사람을 막연하게 좋아한다기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언니가 아까 덜렁거리셨다고 했는데 네. 지금도 그래요. . 알아요.(둘이 푸하하하하핳)

어렸을 때부터 밝고 장난끼도 많고 덜렁거리시고 그러셨는지. 맞아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그런 게 크면서도 비례하는 것 같나요?

학교에는 지금 제 또래보다 어린 애들이 많잖아요. 챙긴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냥 정말 내가 그 아이들에게 맞춰야 된다는 생각이 스스로도 큰 것 같아요.

무시하고 선배처럼 굴어도 문제는 없지만 아이들하고 더 잘 어울리고 싶고, 그래서 장난끼가 많아진 것 같아요. 다른데가면 오히려 조용하고, 아무데서나 막 똑 같은 모습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은연중에 제 모습이 바뀌는 것 같아요


맞아, 그건 다 그런 것 같아요그럼 유독 장난끼 많고, 리더십도 있고 그 모습이 대학교 때 더 많이 보였는 지.

리더십은 그냥 회장을 했던 것 뿐이지, 리더십이 있는 것 같진 않아요. 리더십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남들보다 사람을 좀 더 좋아하는 것,

근데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 안 좋아하면 이끌 자리에 갈 수가 없잖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내가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회장을 할 땐 내가 뭐라도 되는 줄 알고 막 그랬던 게 부끄럽기도 하고 근데 결국에 그런 자잘자잘한 경험들이 모여서 지금이 된거니까 뭐 하나라도 소중하지 않은 경험이 없는 것 같아요. 다 소중하고 좋았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해도 현아언니는 경기대 영문과를 딱 떠올렸을 때 그냥 쭉 기억될 선배다운 선배인데요. 바로 밑학번이기도 했고, 학교생활도 열심히하고, 워낙 잘 챙기고 하셨으니까요. 근데 그렇게 학교생활했던 것에 대해서 후회하는 건 없었는지 궁금해요. 예를 들어서 공부를 더 열심히 했었어야 되는데..이런 아쉬움이라든지.

아쉬운 것도 많고.. 하니가 '영문과 박현아'라고 말해준 건 완전 감사한 일이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옛날엔 아무 얘기도 아닌데 지금 들으면 그 얘기가 가슴이 왜 그렇게 먹먹해지고 그러는지그땐 너무 힘들어서 '영문과고 뭐고' 막 그랬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학교에 이렇게 돌아왔을 때 애들이 나 하나를 기억해주고, 안 해주고가 왜 그렇게 서운하고 좋은지. 아무래도 과 생활을 더 적극적으로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만큼 나의 학교 생활은 내 절정기였을 수도 있고.. 빛날 수 있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한데..

물론 공부를 안 한 아쉬움은 있지만 내가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공부를 할 사람이 아니란 걸 내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어요. (둘 다 하하하하하핳)

근데 그 때 분명 또 사람들이 좋다고 학생회도 하고 이것저것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끝매듭을 맺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지금 드는 아쉬움인 것 같아요

그 땐 왜 그렇게 미숙하고, 어리석었는지, 지금 깨달아도 너무 늦은 것들이 많잖아요. 그런 것들이 아쉽긴 한데.. 

아! 오늘 엄청 오랜만에 본 선배가 있었어요. 근데 그 언니도 아무렇지 않게 나를 받아주는 걸 보면서 중요한 건 지금이라는 걸 또 다시 느꼈어요. '늦었다고 생각하고 후회하는 게 아니라 지금 다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려고 하는 게 중요하구나'하는 걸요. 아쉬운 부분은 '앞으로 내가 해야될 일들이 많구나'란 생각이고요

'인연의 끈이라는 것 역시 무심코 다시 놓치지 않는 연습 같은 것들을 해야겠구나', '당장 모든 걸 다 잡을 순 없지만 다시는 어리석게 살지는 말아야겠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나를 위해서라도 그래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럼 20대 초반의 박현아와 지금의 박현아는 뭐가 제일 달라진 것 같은지?

남의 입장을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보는 것. 그러려고 노력은 했는데 그 땐 좀 재수 없었던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하핳 왜요? 

내 생각만 더 많이 하고, 남이 보기에는 모를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니까 가장 가까이 있는 친구를 예로 들면 한 번은 재욱이가 내가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게 너무 재수 없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왜 내가 재수 없었을까 생각하다 보니까 내가 내 얘기만 너무 했던 거 같아요. 그 때는. 근데 내가 할 얘기가 많았겠지. 그 땐 뭐가 그렇게 다 억울하고 힘들고 그래서 그랬을 지 모르지만 지금이라면 '좀 덜 그랬을텐데'라고 생각이 들어요. 왜냐면 11학번 회장을 했었을 땐 부회장했을 때랑은 뭔가 달랐던 것 같기도 해요. 내 얘기를 하기보단 남 얘기를 들어주려 했던 것 같은데, 남이 들을 땐 또 아닐 수도 있겠지만.. 


결론은 무슨 일이 있건 한 번이라도 남의 생각을 먼저 해보자는 것. 1, 2학년 때는 절대 못 그랬던 것 같아요.내가 한창 사랑받고 주목받고 그럴 때니까. 근데 지금은 아니니까. 그리고 다같이 빛 났으면 좋겠어요. 그 땐 나만 빛나고 나만 잘 됐으면 좋겠었는데그 땐 우리가 어리기도 했고, 그런 거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아요

 





휴학은 왜 그렇게 많이 하셨죠? 휴학은..음… 몇 년 하셨죠? 한 4년은 한 것 같아요. 진짜로요? 그러니까 지금 8학년이죠. 와, 그러네요.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제일 많이 한 것 같은데요. 휴학을? 한 번은 왜 했지? 이유 없이 하긴 했는데, 뭐 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니고, 그 땐 공부를 너무 안 했고, 학교 다니는 것 자체가 나한텐 너무 무의미했고. 부모님께서 나를 너무 믿고 내 선택을 그냥 따라주셨다는 게 그게 어떻게 보면 미안하면서도.. 좀 그런데 어차피 다 지난 일이고 후회도 없었고요. 그 땐 공부도 못하고 그러니까 다 무의미 했던 것 같아요. 자꾸 탈출구를 찾으려고 하고. 그리고나서 호주를 2년동안 다녀왔고.


2년이면 굉장히 긴 기간이기도 한데 또 언니라면 그게 가능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정하는 것부터 ', 나 호주에 있을건데.'하고 정해버릴 것도 같고.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자유로운 게 느껴진단 말이에요. 근데 그건 남이 바라볼 때고, 그래도 2년이란 시간동안 호주에 있기로 결정하면서 분명 어려웠을 마음도 있었을텐데 어땠어요? 

1년 갔다오고나서 중간에 한 번 만났었잖아요. 그 땐 당연히 남자친구 때문에 가야되겠다는 거였기 때문에 후회는 정말 없었어요.

근데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는 게 그런 곳에 있으니까 자꾸 더 있고 싶더라고요. 근데 그렇게 따지면 내가 내 생각만 너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물론 무엇보다 내가 중심이고, 내 행복이 중요한 것도 맞는데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질 수 있는 거잖아요

맞아요. 가족들도

엄마아빠께서 맨날 내주는 등록금으로 다니다가 아직 졸업도 안하고 외국에만 있는 게 뭔가 너무 부모님을 지치게 만들고, 비교대상이 되기도 하고.. 그런 것도 있었고 엄마는 막수술하셔야되는 상황에 있었는데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게 거기서 나 혼자 좋다고 있었는데 미국에 갔다온다는 말을 하려는데 졸업만 하면 안되냐고 너무 절절하게 말하시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정신이 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너무 내 욕심만 차렸구나' 그렇게 2년을 다녀와서 다시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돌아와서 긍정적인 면이 많아져서 저 스스로는 이렇게 학교 다니고 있는 게 되게 좋아요. 2년동안 다녀온 것도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고, 거기서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하나 그런 고민을 종종 했던 것 같아요.

내가 만약 한국에서 살았더라면,이랑 호주에서 2년을 살다온 모습이랑은 좀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후회도 없고, 또 갈 수 있으면 꼭 호주가 아니더라도 가고 싶어요.

 



호주에서의 생활과 여기에서의 생활. 뭐가 많이 달랐고, 다녀와서는 뭐가 달라졌어요?

현실적으로 놓고 보면 일단 시급이 달라요. 금전적인 여유가 생기고, 물가는 우리나라랑 비슷한 것 같고. 중요한 건 어쨌든 그 나라의 문화가 있으니까 이게 다 우리나라가 잘 못 됐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아침 8, 9시에 출근을 해서 6시에 끝나면 감사한 거고, 아닌 경우도 많고. 그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 누구를 만나거나 아니면 개인적으로 동호회 같은 걸 가잖아요. 그런 경우는 굉장히 생산적인 거고. 아니면 뭐 빨리 씻고 잔다거나 드라마를 본다거나.

근데 그런 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일하고 남은 하루를 보내는 게 내가 버는 소득에서 딱 빠득하게 돌아가는 루트잖아요그게 되게 일반적이면서도 그렇게 살기가 마냥 풍요롭지는 않잖아요. 이렇게 살기조차 되게 빠듯하고, 내가 동호회를 들건 학원을 가건 이런 것 자체가 알게 모르게 다 부담이고 그렇잖아요. 이게 내 모습이고, 친구의 모습이고 그냥 보편적이고 소시민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호주랑 비교했을 때 아무래도 그런데서 오는 괴리감도 크고, '같은 노동인데 노동의 대가를 한국에서는 저만큼 받을걸 여기선 이만큼 받으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들도 많았죠. 그만큼 내가 포기할 것들도 굉장히 많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내가 거기서 살 작정을 하고 따지고 들어가보면 비슷하게 힘들 지 않을까'란 생각도 드니까 뭐가 더 좋고 뭐가 더 아닌 거라고 따지긴 또 힘든 것 같아요.




그럼 '다 거기서 거기구나'라고 느꼈던 거랑 '차이가 크구나'라고 느꼈던 것 중 어느 게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래도 차이가 난다는 게 더 큰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나라는 너무 제약도 많고.

제약이라면 어떤 제약을 말하는 거에요?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제약이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내가 미용사라면 미용사라는 그 인식에서부터 제약이 많다고 해야하나. 물론 거기에도 없는 건 아니지만 내가 공장에 다니고, 미용사고, 아니면 선생님이고, 의사고 이런 걸 다 떠나서 다 똑같이 동등한 대우를 받고 이런 것들요. 내가 뚱뚱하고 마르고, 예쁘고 못생기고, 비장애인이고 장애인이고 이런 다른 모습들이 우리나라에서는 하나하나 제약이 되게 많다고 생각이 되는데 호주는 좀 덜 그런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복지국가다보니까. 우리는 아닌 척 하면서 그런 게 너무 많은데 다 제약 받잖아요. 아예 확 대놓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아닌 척 하면서 막 그러는 게 더 힘든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얼마 전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캐내디언들도 직업, 외모에 대해 별로 차별하는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 부분에 있어서 실제로 느낄 때 어떨까 자꾸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진짜 그럴까? 새로운 세상에 대해서 경험하고 왔을 때 또 난 한국사회에서 적응을 해야하고 여기서 배웠던 걸 적용하며 살고 싶은데 과연 그렇게 될까? 하고요근데 대한민국도 그런 사회가 가능할까요? 

언젠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어른으로 살 수 있을까요? 그건 내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내가 나한테 그럴 수 있냐고. 확신이 들 때까지 노력해야 되는데 내가 이제까지 서울에서 26년을 살았는데 얼마나 속물이겠어. 하하하 맞아요. 환경이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벌써 밤 10시가 넘었네요. 언니, 우리는 딱 이십대 중반이잖아요. 이 시점에서 언니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요?

사랑이요. 남녀간의 사랑? 남녀간의 사랑도 사랑이고, 내가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 선배를 사랑하는 마음, 그냥 모든 사람? 내 강아지를 사랑하는 마음. 할머니를 사랑하는 마음. 그게 내가 살아가는 기초이고, 원동력이고, 추진력이고. 제 중심은 사랑인 것 같아요.

 

만약에 언니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제주도에 있는데, 언니는 서울에서 일 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아니면 뭐 부모님이 될 수도 있고요.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있게 되는 상황이 오래 간다면 일과 사랑 중 어떤 게 먼저에요? 저는 명예 지위에 대한 욕심보다 사랑을 쫓고자 하는 욕심이 더 크거든요. 물론 돈이 엄청 무섭긴 해요.

진짜. 근데 나도 그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한다면 같이 대안을 꼭 만들 것 같아요. 이전에 그런 실수를 해봤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실수를 하면서 내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아요. 얼마든지 제주도에 가서 일을 찾을 용의는 있어요.

 





언니가 예전에 직업은 크게 상관없다고 말한 적이 있어서 좀 남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앞으로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나한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기회를 정말 충실히 성실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다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싶은데 당장 그 일이 어떤 일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래서 어떤 일이든. 정말 청소도 괜찮고 아무 일도 괜찮은데 내가 먹고 살만한 급여를 주는 일이고, 어떤 일이든 직업에 색안경끼지 않고 내가 그 직업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을 키워가고 싶어요. 그런 경험이 나에겐 의미있고 큰 경험이었기 때문에. 분명 안 맞는 일도 존재하고 되게 많은데 전제조건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색다른 경험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어느정도 나이대에는 깊이있게 뭔가를 정해서 하고 싶어요?

음식점, 떡볶이 같은 거. 언니는 막 퍼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대의 사랑은 어때야 된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있나요?

20대의 사랑은 엄청나게 뜨거워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의미죠? 잘 모르겠는데? (내숭)

엄청나게 격렬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중년, 노년처럼 흘러가면 흘러가는대로 가기보다 서로 알아가는 과정에서 격렬하게 싸우기도 하고, 격렬하게 화해해보기도 하고 몸과 마음이 다 지칠 때까지요. 너덜너덜해질 때 까지그렇게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고무서운데요? 

그리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는 사랑을 했으면 좋겠어요. 여태까지 연애를 해오면서 보니까 의지할 수 있는 남자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요. 좀 듬직하게? 네. 나쁜 남자 그런 거 말고요? 나쁜 남자 말고 바보 같은 남자요. 아무튼 여태까지 만나 온 남자들을 보면 다 똑같진 않은 거 같아요. 내 인연은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정반대일 수도 있고. 그런 기대감은 항상 있어요. 내가 누구를 만날까. 어디서 나타날까. 기대감만 안고 너무 오래 안 있으면 좋겠는데요. 저보다 더 오래 있었던 건 아니니까요. (^^)

 





제가 왜 언니에게 인터뷰를 해달라고 했을까요?

궁금한 게 많을 것 같진 않은데 (ㅎㅎㅎ) 하니가 하고자 하는 일이 어쨌든 자기 시야를 넓히려고 하는 거고,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인터뷰를 하고자하는 부분도 없지 않았을 것 같아요. 대화를 하다보면 '아, 언니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를 알 수 있고 '언니는 이런 걸 어떻게 생각할까?'하고. 

제가 호기심을 자극했던 게 아닐까요? 맞아요. 매력 있어 매력 있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20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지 이걸 정말 극단적인 순간에 깨닫는 게 아니라 항상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밥을 먹고, 옷을 걸치고 다니는 이런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다 보면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걱정이 사실은 별 게 아닌데'하고 조금 마음을 열고 여유를 갖고. 이게 여유라면 여유고, 별 게 아니라면 별 게 아닐 수 있는데요

나도 그렇지만 다들 고민이 많고 힘들잖아요. 사실은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게 행복한 거구나'라는 걸 깨닫다 보면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가 있고, 긍정적인 마음도 있어서 일에 능률도 쌓이고 하는 거니까요. 그렇게 살고, 그런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하하하하 기승전사랑이네요.

 

마지막으로 언니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아야, 너는 여행도 좀 많이 다니고, 남자도 만나고…(남자에 미쳤니??) 그리고 엄마아빠에게도 잘하고, 항상 행복하게 살아. 매 순간. 사.랑.해!!!!!!!!!!!!!!


미래의 남편에게 한 마디!

남편인지 동거남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좀만 덜 싸우자. 사랑해!

 

지금까지 경기대 영문학과에 남은 유일한 하늘 같은 선배 박현아언니와의 인터뷰였습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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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수줍은 모습의 갓 새내기 09학번이였던 내가 처음 현아언니를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늘 언니는 언니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캐나다에 온 지 3달이 조금 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정신차리자고 붙잡은 이 인터뷰 프로젝트. 도무지 리스닝이 안되는 2개의 영어파일을 제쳐두고 그 다음 차례가 현아언니라 얼마나 다행인지. 너무 재밌게 다시 잘 새겨들었고, 언니처럼 '워킹홀리데이'를 와 있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다. 

인터뷰라는 게 참 신기하다. 저 때 들었을 때랑 지금 들었을 때 나의 경험치가 달라져서 그런 지는 몰라도, 한 번 들었을 때와 두 번 들었을 때가 다르다. 새롭게 다가온다.


어느덧 인터뷰 내용처럼 드디어 길고 길었던 학교생활을 지나고 '졸업'과 함께 '취준생'모드에 들어갈 언니를 응원한다. 

또 언니만의 길을 갈거라 예상이 되지만, 우리의 바람들이 결코 낭만으로 끝나지 않기를. 현실로 일구어가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중에 어느 날 이 인터뷰 글을 다시 읽으며 우리의 저 바람과 행동때문에 지금 이 사회를 이뤄낼 수 있었지 않냐고, 하하호호 웃으며 서로 칭찬해주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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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현아언니

언니~~~~~~~너무 고마워요 :D 갑자기 하게 된 인터뷰에도 저렇게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기뻤고, 무엇보다 캐나다에 오기 전에 이것저것 신경써주고..

나눠주고.. 잠실에서 모찌팔이소녀였을 때 주기적으로 계속 들러서 화이팅해주고 간 게 생각나네요. 히히ㅎㅎㅎㅎ꼭 은혜갚는 날이 오길!!!!

지금 고민하는 것 역시 언니답게, 언니식대로 잘 풀어갈거라고. 또 주변 사람들과 늘 사랑 넘치게 지낼 언니를 응원합니다!!!!!!!

못다한 이야기는 한국가서 나누도록 해요!<3 알라뷰!! 누가 '여전해서 좋다는'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저 또한 언니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그거네요.

'당신의 여전함'에 thumbs up! XD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