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째. 교회, Bath & Body Works, 49th Parallel & Lucky's doughnut, 떡만두국
#33rd day in Vancouver
Writer : Hani Kim
2015.11.15
1-1.교회
오늘은 주일! 스타벅스 인터뷰를 봤을 때 안되는 시간대를 이야기해달라 해서 교회때문에 일요일 오전은 안된다고 했었다.
그랬더니 감사하게 당분간은 일요일이 아예 빠지는 스케쥴로 잡혀있었다. 감사 감사!
다만, 한 가지 고민이 되는 게 있었다. 바로 현지교회와 한인교회. 당연히 현지교회는 다닐 생각이었지만, 한인교회는 가야할 지 말아야할 지 솔직히 고민이 되었고,
오늘도 역시 그랬다. 고민되는 이유는 모국어로 '순모임'을 자유롭게 하고, 신앙에 대해 깊이 있게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거리가 조금 멀고
(오크리지->29th Avenue), 예배를 두 번 드리기도 부담스럽다는 것. 아님 한국사람들하고만 만나고 기대게 될까봐?
근데..사실 거리는 핑계고, 내가 영어를 아주 잘 해서 현지교회의 설교들을 이해할만큼의 실력을 갖춘다면 모를까, 뭔가 모자란 느낌이었다.
물론 내가 굳이 둘 다 안나가도 채워주시지 않을 거라는 게 아닌 거 잘 알지만, 생각했던 것들 다 내려놓고, 엄마부터 시작해서 주변 사람들의 조언처럼
한인커뮤니티 안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믿음생활을 함께 이어나가는 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결론은 여건이 된다면 열심히 나가는 게 맞다는 것 :D 게다가 온 지 한 달 밖에안되었으니, 적응하는 데 더 좋을 것같다.
(예배당 무대)
(교회소개 가이드, 펜, 멘토스, 시리얼 교환권이 들어있는 처음 오는 이들에게 주는 선물키트! :D)
현지교회 이야기를 해보자면, 밴쿠버에 6개월정도 살았던 친한 인도네시안 친구가 소개시켜준 'Coastal Church'로 다니고 있다.
한 달 전, 10월 14일에 오자마자 그 주부터 바로 교회에 갔고, 벌써 5주째 출석중. (헐.. 5주째라니, 쓰면서도 시간이 진짜 빠르게 흘러감을 느낀다.)
Coastal Church의 분위기는 확실히 한국에서 내가 다녔던 교회보다 자유롭고, 예전에 그 인도네시안 친구를 따라 2번정도 갔던 외국인교회처럼,
아니 그보다 더 자유로운 느낌이다. 찬양할 때 깡충깡충 정도가 아니라, 있는 힘껏 움직이고 뛰며 찬양하는 그들을 보며 울컥했던 지난 주. 오늘 찬양도 너무 좋았다.
대부분 힐송의 찬양을 많이 하는 것 같고, 한 곡 한 곡 주옥같은 곡들이 참 많아서 여기서 부르던 곡들을 한 주간 묵상하며 듣기도 한다.
(스탠리파크에서 찍은 모양부터 색까지 하나하나 다양한 나무들)
밴쿠버가 그렇듯, 교회 안에서도 정말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볼 수있는데 아시안 캐내디언, 등 심지어 앞에서 찬양하는 분들 역시 다양하다.
일부러 그렇게 뽑아서 하는 지는 몰라도 교회 안에서도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어 찬양을 드리는 모습이 좋다.
음... 오늘 설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If you expect a little, God does a little. If you expect a lot, God does a lot"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믿음은 그걸 뛰어넘어 현실로 살아내는 것 ;D!
참, 여기는 예배를 마치고 아래 1층으로 내려가서 교제를 나누는데, 아는 사람들끼리 막 이야기하는 그 틈에서 늘 혼자.....(또르르)
무료로 제공해주는 팀홀튼 아메리카노랑 사과를 받아온다. 사과를 준다는 건 나도 어떤 블로그에서 처음 보고 '아! 사과가 있었넹..?'하고 그 때부터 받아오기 시작했다.
여기 사과는 윤기가 좔좔- 흐른다. 꼭 DP용 처럼! 먹음직스러운데 먹어보면 정말 맛있다!
그리고 교회를 딱 나오자마자 다운타운 가는 길까지 팀홀튼 컵 갖고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괜히 다 코스탈처치 사람들 같다.
1-2
한인교회는 친구를 따라 다니고 있다. 딱 2번 나갔지만, 한인교회만의 따뜻함, 작은 규모의 교회가 가진 따뜻함이 너무나 깊이 느껴지는 곳이다. 예배를 드리고,
순모임을 하고, 저녁식사까지 한다. 우스갯소리로 교회 자매님들이 밥 먹으러 오는 것 같다고하는데...맛..있다!
음.. 이 곳에서의 교회는 어떤 의미일까, 믿음이 없더라도 정말 외롭고 힘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존재이지 않을까.
사실 이 날 한인교회를 '그래도 가야지!'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구를 고이고이 접어 가게 된 이유 하나는 사모님 때문이었다.
2주 반 전, 잡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이력서를 돌리고 있을 쯤, 룸메 도움으로 세이프웨이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 이미 인터뷰가 잡혀져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때 친구에게서 온 카톡 하나. 교회 사모님께서 혹시 모르니 카페구인공고를 보내주라고 하셨단다..
그러고나서 감사인사도 제대로 못 전해드린 게 너무 죄송해서,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 가지고 가야지!했던 게 사실 어제 늦게라도 교회에 간 이유였다.
2. Bath&Body Works
이 브랜드는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이미 한국에서도 공동구매로 핫한 브랜드 중 하나였다. 빅토리아시크릿-같은 존재?
그리고 '올 때 선물 사와~'라고 했던 친구한테서도 이 브랜드를 스쳐가듯 들은 기억이 있고, 약간 The body shop같은 느낌도 든다.
더 분주하고, 뭐가 많은 느낌의 분위기긴 하다. 다운타운에서 메트로타운으로 이동해서 40분만에 구경하고, 사온 핸드솝!
(Bath&Body works Hand soap Christmas ver.)
정말 정말 싸게 구입해서 마냥 기분 좋았다. 근데 나중에 잔고 확인해보고 10만원도채 남지 않은.. 내 통장을 보며 진짜...ㅋㅋㅋㅋㅋㅋ
대책없군!!!...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던 날. 그치만 같이 일하는 분들 크리스마스 선물 겸 같이 산거라 후회는 하나도 안된다.
반값을 주고 샀으니 그럴만도 하지 않은가. 10개에 약 40불에 득템 ;D (35.5불이어도 택스포함하면 거진 40불이 된다는 슬픈 이야기..)
어쨌든간에 선물 받고 웃어주는 선물 받는 이들이 있기에! 선물은 늘 고르는 기쁨, 주는 기쁨이 있어 행복하다 :D
참고로 여전히 Bath & Body Works는 세일 기간 중에 있지만, 핸드솝 빅할인은 어제부로 끝났다는 슬픈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3. 49th Parellel & Lucky's doughnut - 2902 Main street, Vancouber, BC
저번부터 꼭 가서 커피와 도넛을 먹어보겠다!고 벼르고 있던 정말 정말 유명한 곳.
한국에서도 늘 그래왔지만 "Which one is popular?"라는 말을 꼭 달고 다닌다. 이 날도 어김없이 직원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추천해준 Pumpkin doughnut과 Caramel salted doughnut.
음.. 어떤 블로그에서도 자기는 깔끔하게 그냥 캬라멜솔티드가 가장 좋다고 하던데, 원래는 초코도넛도 있고 더 많은 게 있었던 거 같은데 이 날 오후 6시쯤 갔더니 다 팔렸는 지 그건 없었다. 그래서 직원이 추천해준 캬라멜솔티드로 초이스!!!
우왕!!!! 군침 돈다.. 커피는 Benezuela라고 어떤 블로그에서 그냥 좀 달달한 거라면 이거 먹으라고 해서....
뭔지도 모르고 그냥 시켰구만(그래 모르고 시킨 너탓ㅋㅋㅋㅋㅋ).. 카페모카 그냥 마실걸!!하고 바로 후회했다.
이거 모카같은 종류야? 하고 물어보니까, "캬라멜 라떼야"라고 말해주는 친절한 직원..ㅠ.ㅠ
쌉싸름하고 살짝 짜기도한... 그런 맛이었고, 그래서 난 허니시럽 1펌프, 우유를 더 추가해서 먹었다.
결국 미지근한 채로 그냥 홀짝홀짝 들이켰고, 도넛만 격하게 만족스러웠던 첫 도전.
여기 원두는 다른 카페에서도 사서 쓴다는 정보를 여기저기 후기에서 많이 봤는데..
아메리카노, 브루드 커피 그런 걸 워낙 즐겨먹는 타입이 아닌 '애기 입맛'을 가진 나로서는 원두를 사서 내려먹을만큼.. 애호가는 아니다.
그치만 JJ빈에서도 그랬듯, 스타벅스 혹은 그냥 일반 커피 매장과 '차별화'된 깊은 고유의 맛은 있는 거 같다.
좀 더 찐하고, 원두 맛이 살짝은 다른 느낌???????????그러나 잘 구별은 안된다고 한다...
여튼 다른 도넛 맛도 너무너무 궁금해서 나중에 월.급받고... 좀 넉.넉해지면 다시 찾는 걸로 :D
일요일이라 역시나 주중, 그리고 토요일엔 10시에 close인데 8시에 문을 닫더라..
가서 일기도 쓰고, 남은 11개월동안 뭘 하고 싶은걸까, 또 캐나다 인문여행서적까지 읽고 그렇게 개인시간을 알뜰살뜰하게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4. 떡만두국
짜잔!!!! 밤에 떡만두국을 끓였다. 룸메 한 명이 한국인인데, 우린 이미......베프..★!! 요즘 일하느라 힘들어보여서 되도 않는 요리를 자꾸 해서 먹이는 중이다.
아까는 나한테 엄마냐고..ㅋㅋ진짜 엄마같은 느낌..? 그 친구가 떡국을 좋아한다고 누누이 말해와서 '그래,언젠간 내가 해줄게!'라고 생각했는데
또 급! 킴스마트 들러서 쇼핑해와서 열심히 요리를 했다.
요리를 하던 중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지금 떡만두국 끓인다고 하니까.... '이제 살림하네 우리 딸~'하며 은근 뿌듯해하시는 게 느껴진다.
그래봤자 난 아직 엄마에게 작은 아이같은 그저 '딸'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처음으로 독립해서 그것도 타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게
신기하고, 너무나 귀한 경험이라 가족에게도, 나에게도 소중한 순간임에 틀림없다.
소금이......... 있긴 있는데, 잘 안나와서... 거의 한 톨도 못 넣고 국간장을 조금 더 넣고! 만들어봤다.
역시 네이버 블로그에 있는 레시피들은 짱짱짱!!!!!
근데.............사진 보면 알겠지만, mistake는......'만두'였다. 무작정 손만두라고 써있어서 그게 그거겠지, 하고 생각없이 사왔는데
생각해보니까 저 만두가 아니라....진짜 만두국에 들어가는 손만두를 사왔어야하는 건데.....ㅋㅋㅋㅋㅋ그래서 처음에 좌절OTL..
그치만! 오늘 아침에 딱! 일어나니까 룸메가.......나 만두 1개밖에 안 먹었었는데 그 많은 걸 싹쓸이해서 맛있게 먹어줬나보다.
감동감동....... 진짜 엄마가 되려나ㅋㅋㅋㅋㅋㅋㅋㅋ못 먹어서 아쉬운 것보다 맛있게 먹어줘서 느껴지는 뿌듯함과 기쁨이 더 크다.
여기까지, 길고 긴 일기용 포스팅!!!! :D
앞으로는 정말 꾸~준히 올려야지!
여기서 영적으로도, 육적으로도 조금씩 더 강해지고 있는 걸 느낀다. 아직 겨우 한 달이라지만, 욕심 많은 나라서 가끔 주변을 살피고 또 '나도 공부하고싶다...'
그런 욕구들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일단은 일 적응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고, 여행에 더 초점을 맞추기로!
또 무엇보다 기도하며 한 주를 잘 보내고 싶다.
여기저기서 Pray for Paris....버전으로 페이스북 프로필을 바꿔서 알게 된 파리 테러. 마음 아프다..
그러고 타임라인에서 밴쿠버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그런 기사를 봤는데.. 교회언니가 한 말처럼 그런 것 모두 맡겨드리기로.
정말 생각해보면 여긴 타지이고, 내가 기댈 사람들은 고작 룸메나 호스트아주머니밖에 없는 것 같지만, 감사하게 잘 적응중이고.
위험하지 않은 곳도 없을 뿐더러, 정말 위험해도, 내 중심을 어디에두고 생활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
늘 결론은, 힘!!!!! 다른 워홀러분들도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