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IN 20S

#15th interview with 노희철.

honeyliciousworld 2016. 9. 6. 08:08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28세, 휴학중이고, 워홀을 와 있는 무직 노희철입니다.

워킹홀리데이중에 있다고 하셨는데 워홀생활이 궁금해요. 저는 영어를 향상시키기 위해 왔어요. 물론 유학을 가는 방법도 있고 한데 일단 워킹홀리데이는 돈을 벌면서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오게 되었습니다.

그럼 첫 번째 목표가 영어였어요?

그렇다고 할 수 있죠. 물론 여러가지 목표가 있겠지만 제일 우선순위로 둔 게 영어고, 그리고 외국을 한 번 경험해보자- 하고 왔죠.







언제 워홀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그게 아마 3년 전 휴학을 하면서 영어에 대한 한계를 느꼈을 때였던 것 같아요.
토익공부만 열심히 했었죠. 아, 군대 갔다와서요? 그렇죠. 군대 갔다와서 한 2년 정도 학교 다녔나. 그러다가 학교생활이 힘들어서 좀 쉬고 싶기도 해서 휴학을 하고 마음 잡고 영어공부, 토익부터 시작을 했었어요. 토익을 하면서 느꼈던 한계는 뭐였는데요? 리스닝이 너무 안 됐어요. 토익 시험에서 말하는 사람이 천천히 얘기함에도 불구하고 그게 안 들려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듣기만 잘 된다고 되는게 아니라 또 말하기도 잘 해야 하는데 말하고 듣기가 안되니까 아무리 토익공부를 하고, IC점수를 잘 받아도 영어를 못 한다는 느낌을 받았죠.  그 전엔 일단 스피킹학원을 다녔었어요. 근데 거기서도 한계를 느꼈어요.

어디 학원이었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신촌 Y삐리 학원이라고 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터뷰하시니까 상표는 삐-처리 해드리는거예요.
하루에 한 번씩 다녔는데 어느정도 늘긴 늘더라고요. 그런데 확 늘었다는 느낌도 없고, 영어를 말하는데 있어서 우선 제가 자신감이 없었어요.

맞아. 원래 영문과가 더 영어에 자신 없는거예요. 정확히 알고 계시네요. (크게 공감)

그건 그렇고 거기 수업 방식은 어땠어요? 똑같아요. 여기 캐나다에서도 학원을 다녔지만 수업방식은 똑같아요. 그래서 여기서도 한계를 느꼈어요.
토론도 하고, 선생님이 주제를 정하면 그거에 대해 표현도 알려주고 친구들끼리 약간의 대화도 나누고. 그게 전부죠.

숙제같은 것도 내주고요? 네. 숙제도 내주는데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 누가 열심히 하나요..

근데 숙제라면.. 표현 외우고 그런거예요? 네. 사실 숙제를 내줘도 기억에 남을만한 숙제는 제가 받아본 적이 없어요. (뻔뻔) 여기서도? 여기서도.

그래도 한국에서와 좀 다른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가장 큰 다른 점은 친구들이 외국 친구들이라는거.

주로 아시아인이 많았나요? 아시아인 반, 남미 사람들 반이었어요.  그 친구들이랑 얘기하다보면 그 쪽 사람들만의 문화를 알 수 있고 그런건 좋았어요. 근데 영어를 가르치는 전체적인 패턴은 똑같아요. 그래서 크게 향상됐다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
혹시 가격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인터뷰는 안 하고 점점 학원실상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래도 궁금하다.)

가격이 한 달에 거의 100만원 가량 돼요. 학원마다 좀 다르긴 한데 100만원에서 조금씩 플러스 마이너스 하면 될 거예요.
장기등록을 할 수록 거기서 할인이 되는데 그게 거의 100만원 정도 돼요. 총 합에서요? 네. 기간을 길게 할수록 할인폭이 커지는 거죠.

그래서 추천해요? 음.. 저는 추천을 해도 6개월은 추천하지 않아요. 제가 6개월 다녔거든요. 한 2개월? 3개월도 길어요. 친구 사귀는 기간 2개월이면 충분해요.





워홀 전과 후에 대해서 얘기해볼까요?



제가 슬슬 한국에 돌아갈 때가 되었으니까 생각을 해볼 때네요. 일단 저는 영어를 목표로 잡고 왔으니까 그거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솔직히 만족스럽지 못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가면 어떻게 공부를 해야되겠다' 그런 자신감은 얻었어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한국에선 시험을 위한 공부를 했었어요. 토익도 단어만 외우고, 리스닝은 죽어라 듣고, 근데 그렇게 해도 여기와서는 다 못 알아듣더라고요. 액센트도 그렇고, 문장을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다 어색해요. 이 사람들이 전혀 쓰지 않는 문장들. 꼭 한국인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그런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영어를 그렇게 배우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자기가 문장을 만들고 있으면 그건 영어가 아니라는 걸 알았죠. 영어를 잘하려면 내이티브들이 쓰는 표현을 통째로 외우는 게.. 외운다고 하면 너무 암기식으로 가는 것 같고. 내가 쓰는 표현하고 내이티브들이 쓴느 표현들이 다르다는 전제 하에 그 표현들을 숙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어를 잘 한다는 건 문장을 만드는 게 아니에요. 내이티브들이 어떻게 영어를 쓰는지 아는 게 그게 잘하는 거예요. 그게 진짜 중요한 거 같아요. 맞아! 하물며 How are you? 뒤에 오는 문장들도 우리가 배웠던 거랑은 또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쵸. 한국에서 쓰이는 말들이 여기선 전혀 안 쓰이는 것도 있어요. 그리고 여기선 쓰이는데 한국에선 쓰이지 않는 것도 많고요. 완전 다른 언어체계인거죠. 근데 한국에선 베이스를 한국어에 두고 배우려고 하잖아요. 완전 잘못된거죠. 자신감도 진짜 중요하고요.

그럼 영어 외에는 또 뭐가 있어요? 외국에서 나오기 전에 혼자 살아보셨죠? 아뇨. 그 전까진 부모님하고 쭉 지냈어요. 그거에 대해선 사실 별 차이가 없었어요. 뭐 남자들은 군대도 갔다오고 그러니까. 아, 맞다. 남자들은 군대를 다녀오지. 오히려 군대에 비하면 여기는 훨씬 좋은거죠.




밴쿠버에서는 어땠어요?


사는 거나 사람들에 대해서. 자연경관이 예쁘다. 그리고 사람들이 친절하다, 친절하다 하는데 막상 그렇지만은 않다.

진짜요? 왜냐면 여러 사람들이 워낙 다양한 곳에서 와서 있다보니까. 맞아. 맞아. 그리고.... 살기 좋다? 근데 영어로 배울거면 밴쿠버보다는 미국을 가라. 아니면 여기서 대학을 다녀라. 학원보다는. 제대로 영어를 배우고 싶다면. 대학을 간다는 거는 경제적인 요건이 받쳐줘야된다는 하에 가능한거니까. 그렇지 않으면 워홀로 와서 영어를 써먹고 해야겠죠. 만약에 이 워홀생활을 다 안다는 가정하에 호주나 다른 곳에서 워홀을 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렇죠. 좀만 더 젊었으면 또 다른데로 갈 수도 있죠. 그렇게 가면 그땐 어떻게 생활할거 같아요? 일단은 가자마자 영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야죠. 영어를 할 수 있는 일도 구하고. 그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거죠. 그것 자체가 영어에 대해 익숙해져 가는거니까. 크게 다르진 않을까요? 크게 다르진 않죠. 여기에 있으면서 우리는 여기에 자리잡고 살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잖아요.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그렇죠. 그런 걸 봤을 땐 어땠어요? 도전하는 게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니까 그린카드, 즉 영주권을 따기가 어렵잖아요. 근데 그걸 위해서 한국식당에서도 일하고 외국식당에서도 일하면서 주 6일 일하고 휴일도 거의 없이 일하는 사람도 있어요. 특히 식당에서 영주권을 잘 주기 때문에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식당에서 일하는 게 진짜 힘들어요. 보면서 진짜 열심히들 사는구나 생각했죠.

그게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일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저도 기회만 된다면 그렇게 하고 싶은데 여건상 일단 돌아가야 하니까..

그럼 일단 지금은 아니다? 뭔가 언제든 한국에서 회사생활하고 치여도 보고 그러고 나선 어떨지 모르겠는데 지금은 아직 젊은 것 같아서... 물론 하려면 젊을 때 와서 하는 게 훨씬 쉽겠지만.. 그렇다고 막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아, 이민가고 싶어!'그런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와서 고생하는 거 보니까 쉽사리 결정할 건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그쵸. 언어적인 문제도 있고.



워홀 하면서 힘들었을 땐?


일단 영어가 안돼서 손님한테 무시를 당한다거나 그럴 때 힘들었죠. 대놓고요? 대놓고요. 그리고 손님들하고 싸울 때. 여긴 노숙자들이 많아서 음료같은 거 그냥 꺼내서 가져가려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샌드위치도 돈이 없는데 주문해놓고 그냥 가져가겠다,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맞아. 저도 커피 만들 때 인출기에 다녀오겠다, 근데 커피는 마시면서 갔다오겠다 뭐 그러면서 그냥 가져가시는 분들도 봤어요. 그런 경우엔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아무튼 그래서 영어 때문에 서러움이 많았죠. 핑계인데.. 일하면서 공부하기가 녹록치가 않더라고요. 그래도 진짜 많이 늘었어요. 다른 건 힘든 거 없었어요? 다른 건 힘든거 없었던 거 같아요. 음식도 다 여러가지 있고 하니까. 한인식당이나 마트도 잘 되어있고요.




그럼 행복했을 땐요?


영어를 알아들었을 때. 진짜 내이티브들이 쓰는 말을 알아들었을 때. 코워커들이나 원어민들이 쓰는 말을 알아듣고 또 내가 한 말을 그들이 알아듣고 대화가 될 때. 그럴 때 뿌듯했어요. 일단 첫 번째 목적이 영어였으니까. 그래도 어느정도 목표달성은 한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영어가 아직 진짜 많이 모자라요. 맞아요... 그래도 언어는 평생 공부니까요. 예전처럼 막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워홀 오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목표를 확실히 정해라. 무조건 목표를 정해라. 규칙적이게 생활을 해라. 뭐 그런건가요?
꼭 규칙적이게 생활하는것 까지도 아니에요. 최대한 후회하지 않게끔. 후회가 남는 부분은 뭐예요?

저는 외국인 친구들을 그렇게 많이 사귀진 않았어요. 특히 캐내디언 친구를 사귀기가 힘들잖아요. 그쵸. 아니.. 캐나다인데!!(ㅋㅋㅋㅋㅋㅋ격하게 공감)

진짜 토종 캐내디언도 많이 없고. 그냥 인도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자기 캐내디언이라고 하고 그러니까. 아무튼 그런 리얼 캐내디언을 만나기 쉽지 않아요.
외국 친구들을 많이 못 사귀었던 거? 물론 많이 사귀었다면 사귀었다고 할 수 있는데 물론 여기 나와서의 특징이겠지만 깊게 사귀지는 못 했다는 거.

언어적인 장벽도 있고, 현실적으로 돌아가야하는 친구들도 있고. 그러다보니까 깊게 사귀진 못했어요. 학원에서 만난 친구들이 꽤 있잖아요. 그쵸. 근데 그 사람들도 다 돌아가야하고 그러니까. 그래서 후회하는 것 중에 하나가 친구들을 깊게 사귀지 못했던 것.

그리고 학원을 너무 오래 다녔던 것. 그리고 일을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것. 그건 왜요? 일을 하면서 영어가 더 늘어서요.

확실히 부딫히면서 하니까 영어가 더 늘긴 하더라고요. 저도 어디서 이야기를 얼핏 들었는데 단계가 있대요. 처음엔 학원-일-정규직으로 전환해서 일 구하기 그 후엔 또 다른 단계. 학원은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고 수동적인거잖아요. 그런데 일은 능동적이 되는거죠. 왜냐면 제가 직접 손님을 받아야되는거니까요. 거기서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다보니까 긴장하게 되고, 절박해지니까 영어도 자꾸 쓰게 되고 그러는 것 같아요.





해외에 나오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고 하잖아요.
영어를 배우면서든, 일을 하면서든 자기에 대해 돌아보면서 '난 이런 사람이구나.', '이런 성격이구나'하고 이미 알고있던 걸 확인하거나 새롭게 느꼈던 적이 있었는지?


음.. 글쎄요. 저는 너무 매사에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이었던 거 같아요. 목표가 후회하지 않으면서 살자는건데 한국에서도 외국에서도 후회를 하면서 살게 되는 것 같아요. 노력을 많이 안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저 자신에 대해서 채찍질을 잘 안 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고요. 더 할 수 있는데 안 하는거죠. 근데 그거에 대해서 스트레스는 받아요? 네. 받죠. 항상 후회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죠. (ㅋㅋㅋ둘 다 빵터짐) 차라리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 괜찮은데 그거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문제가 되는거네요.




밴쿠버랑 한국의 가장 다른 점은 뭐였어요?


일단 사람들은 비슷한 거 같고요. 빨리빨리 문화는 없는 것 같고. 일하기도 좋고, 한국이랑 완전 반대는 아니지만 확실히 여유롭고요.

퇴근할 때는 딱 칼퇴하고요. 휴가도 일 년에 한 두달씩 얻고 그러던데 그런게 많이 다르죠. 또 땅에 비해 인구수가 엄청 적고요. 캐나다 전체 합친 것보다 한국이 더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경쟁이 치열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일자리 얻기 힘들어서 한국에서도 많이 오잖아요.
그것도 충분히 공감해요. 어쩔 수 없죠. 저도 오늘 어떤 코워커분이 묻더라고요. 한국은 물가가 많이 비싸다고 들었는데 일 구하긴 쉽냐- 너 돌아가면 괜찮냐- 이러면서. 그래서 아뇨. 진짜 어렵다고 그랬죠. 자꾸 바나나 가격 대면서 한국 바나나 가격 비싸지 않냐며 물으시더라고요.









여기까진 워홀중인 제 입장에서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고요.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한국에 다시 돌아가면 학교로 돌아가야 하잖아요. 그렇죠. 학교를 마쳐야죠. 휴학을 얼마나 하셨어요?
군 휴학 제외하고 2년 좀 넘게? 정확히 기억은 잘 안 나는데 2년 반 정도 한 거 같아요. 그 시간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휴학한 시간들에 대해서는...잘 쉬었죠. 공부도 하고.. 뭐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했다면 한거고. 좀 어영부영하게 지낸 거 같아요. 다시 돌아가도 휴학할 거 같아요? 네. 왜냐하면 휴학하기 전 학교 다녔을 때 진짜 공부를 열심히 했었어요.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쉰거거든요. 그리고 어차피 5학년 1학기가 남아있는데 이렇게 졸업할바에는 좀 준비된 상태로, 그러니까 취업을 좀 준비된 상태로 하자. 하고 쉰거죠. 제가 준비가 전혀 안됐었어요. 사회에 나갈 준비가. 그래도 주변에 분명 일찍 취업한 사람이 있을 거 아니에요. 남자 중에서도? 주변......... 많이 없나? 네. 많이 없어요. 많이 없는데 친구의 친구같은 경우엔 뭐 취업했다- 그런 얘기는 많이 듣죠. 그런 얘기 들으면 어때요? 아, 쟤는 나보다 사회생활을 더 빨리 하는구나. 뭐 그런 생각이 제일 많이 들죠. 조급함도 들어요? 물론 안 든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막 되게 조급하거나 그러진 않은데 나도 빨리 취업을 해야겠단 생각은 들죠. 저는 막 예전에 친구들 중에 알바를 하다가 일을 일찍 시작하게 되거나, 좀 등 떠밀려 취업하는 거에 대해서 사실 좀 부정적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오만한 생각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렇게 일찍 일을 시작하면 분명 또 거기서 배우는게 있을거고, 오히려 돈을 더 모을 수도 있고 그런건데 그런 것보다 뭔가 학생 때 내가 더 학생인 걸 즐겨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서 그런데 더 시간을 많이 보냈던 거 같은데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걔네들이 옳았다, 내가 옳았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 각자 쌓아나가는게 다른건데 내가 뭐라고 판단을 했나 싶더라고요. 막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있어 보이는 곳에 취직하지 않을바에야 그렇게 있는 게 더 안 좋게 보이는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제 딴에는 넓게 본다고 생각을 했는데, 캐나다에 와서 되게 어린 친구들이 일을 하고 있는 걸 보니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규모가 작든 크든 그건 자기 결정인 것 같고요. 그런데 지금 누구 인터뷰하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이래요. 이건 원래 이런 인터뷰에요. 아, 주거니 받거니?



학교 생활 엄청 열심히 하셨잖아요. 학생회도, 학생회장도 하고. 그 시간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어떤게 만족이 되었고, 어떤게 후회가 되었고 그런것들이 궁금해요.


학교생활.. 진짜 재미있었어요. 술도 많이 마셨고, 그리고 힘들기도 했었고. 진짜 재밌었지만, 진짜 힘들었죠. 몸도 많이 버렸고. 술 마시면서요? 네.

그냥 정신없이 놀았던 것 같아요. 논 거에 대해서 후회 없을만큼요? 그쵸. 그 이후에 성적을 메꾸느라힘들었죠.

다시 1학년 때로 돌아가도 그렇게 할 것 같아요? 1학년 때는 그럴 것 같아요. 그 나이 때는 그렇게 놀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늦게 배우는 게 무섭다고 그 때 놀아봐야 나중에 안 놀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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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스무살이 훌쩍 갔어요. 여기서 눈물 닦아야할 것 같아. 저도 그래요. 그쵸. 제가 스물 한 살 때 만났으니까. 진짜 훅 가는 것 같아요.







지금 28살, 노희철씨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뭐예요?


가치라면.. '지금 내 삶에선 이게 우선순위다. 가장 먼저다.'하는 것. 어렵네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요즘 제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 중요시 여기는 것.
가족이 아닐까요? 옛날엔 안 그랬는데 요즘엔 가족들. 가족들에 대한 마음. 그걸 뭐라 하지? 협동심? 으쌰으쌰? 가족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좀 고급 단어 없나요? (ㅋㅋ) 가족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요. 물론 제가 주변 사람들을 막 챙기는 건 아닌데..
왜요? 워홀 오고 나서 더 그래요? 아뇨.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 대한 마음은 워홀 오기 전부터도 그랬어요. 그냥 주변 사람들 다 잘 되면 좋잖아요. 가족들도 그렇고. 건강하게 잘 살고. 그럼 최근 몇 년 동안엔 가족이 가장 중요했어요? 네. 가족은 항상 제 편이잖아요. 제가 무슨 나쁜 짓을 하든, 욕을 먹든, 아프든. 주변 사람들 중에서도 전 그런 사람들이 좋거든요. 항상 내 옆에 있어주는 사람.





어떤 어른이 되고 싶어요?


어른이라는 건 일단 누군가가 존경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존경 뿐만 아니라 그 어른을 봤을 때 '아, 어른답구나.' 그런거. 어른이 되면서 배워가는게 있잖아요. 저절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책임감이라든지, 배려심. 그런 걸 다 갖춘 어른이 되고 싶어요.
남이 봤을 때 '아, 진짜 어른이구나' 그런 사람이요? 네. 그쵸. 예를 들면.. 길거리에 가다가 쓰레기를 버리잖아요. 그건 전혀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인거죠. 네. 근데 제 주변에 그런 애들이 몇 명 있거든요. 그런 거 보면 '아, 이건 좀 아니다.'싶은 그런 사람들. 또 다른 예로는 식당에 가서 종업원한테 막말을 한다든지. 반말을 한다든지. 예의를 차리지 못한다든지. 쉽게 말해서 예의가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런거죠. 그런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아니요. 저는 아직도 한참 모자라죠.








20대에게 사랑이란? 20대만 할 수 있는 사랑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저도 연애 경험이 많이 없어서 그거에 대해선 경험자로써 말씀을 막 해드릴 순 없고, 당연히 20대만이 할 수 있는 사랑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소릴 들었어요.

나이 들면 나이 어려서 하는 사랑이 진짜 순수한 사랑이고, 나이 들면서 하는 사랑은 주변 상황을 많이 본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 말이 어느정도 맞다고 생각해요.



어떤 가정을 꾸리고 살고 싶은지?


저는 어렸을 때 가정에 대해서 좀 소홀했어요. 그래서 일단 가족을 제일 우선순위로 두고 싶어요.
그럼 한국에서 돌아가서 가족에게 애정표현도 하고... 애정표현은 잘 안해요. 그치만 가족이랑 함께하는 시간을 좀 늘리고 있어요. 물론 지금은 떨어져있어서 어쩔 수 없이 못 하고 있지만. 저도 그러고 싶어요. 사실 전 가족이랑 되게 친하게 지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동생들도 어려서 시끌시끌하게 지내는데 그래서 대화가 없는 가정이 아니에요.  교회 일을 하든, 친구랑 만나든 소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근데 내가 여러 상황에서 어떤 걸 먼저 두어야 했나'하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결혼하기 전까지 이 가족멤버 그대로 제가 보낼 수 있는 시간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잖아요. 이런 생각은 많이 해왔는데도 친구랑 약속이 있거나 교회 일이 있거나 하면 엄마가 '시장 갈래?'라고 해도 귀찮아하고 뒷전에 두었던 적이 많았어요. 근데 그런 짜잘한 것들이 생각이 많이 나고, 가족들의 작은 부분 예를 들어서 아빠가 지금 감기에 걸리셨는지, 그랬을 때 내가 아빠 위해서 쌍화탕 하나라도 출근길에 몰래 쏙 넣어드리고 그런 적은 있었는지..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사소해보이지만 그런 사랑을 말로만 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 워홀 자체도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선택이었으니까요.
내가 행복하자고 내 꿈 찾아왔는데 부모님 입장에선 진지하게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갑자기 넋두리 시작..)
그런 걸 여기와서 많이 느껴요. 그래서 워홀 온 거 후회하지 않아요.





그럼 또 다른 질문. 어떤 아빠가 되고 싶어요?


듬직한 아빠가 되고 싶어요. 듬직하다는 건 어떤 걸 말하는거예요? '아빠, 나 이거 사줘!!!'했을 때 사줄 수 있는 경제적인 것? 능력이 된다면 경제적으로도 듬직한 아빠가 되고 싶고, 제 자식들이 힘들거나 할 때, 고민도 들어주고, 친구가 없어도 나에게 가족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들게끔 그런 듬직한 아빠가 되고 싶어요.







인생의 모토는 무엇인가요?


최선을 다하는 거죠.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하는거죠.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문제지. 지금까지 살면서 최선을 다해보지 않은 것 같아요. 열심히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일단. 고등학교 때처럼 남이 열심히 하니까, 가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서 하고 싶어요.



20대 안에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는?



배낭여행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자전거타고 세계여행하는게 꿈이었거든요. 근데 그게 기회만 된다면 20대에 하고 싶었는데 여건이 안되가지고 죽기 전에 하는 버킷리스트로 바뀌었죠. 멋있어요! 어디로 가고 싶은데요? 일단 처음에는 일본으로 가고 싶었어요. 무릎이 좀 안 좋아서 못 갔었거든요. 그 이후로 그래서 자전거를 잘 못 탔죠. 그 때 돈도 꽤 모았었어요. 자전거로 가면 좋은게 돈도 많이 안 들어요. 대중교통비도 안 들고 하니까. 일본이 자전거 여행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해서 가고 싶었는데.. 오, 일본이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대요? 네. 잘 되어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준비한다면 일본부터? 네. 차근차근 시작해야죠. 여행하면서 느낀건데 자전거 타면서 천천히 돌아보면서 도시 구석구석 구경하는 게 재밌더라고요. 여기서도 자전거를 타고 싶었는데 무릎 때문에 걱정이 되서.. 그래도 요즘엔 좀 운동을 해서 좋아진 것 같아요. 무릎은 많이 아파요? 자전거를 타고 나서 무릎이 좀 안 좋아졌었어요. 그럼 다리 운동도 계속해요? 몇 회 정도 하나요? 저도 무릎이 안 좋아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피트니스 상담소가 되어버린 인터뷰) 계속하죠. 운동하는 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루틴이 생긴다고 해야하나? 생활의 규칙성이 생기는 것 같아요.





20대를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인생 조언을 해준다면?



그냥 여러가지 일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학교 공부 뿐만 아니라 솔직히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나서 대학교까지도 고등학교 수업인 줄 알았거든요. 전혀 차이점을 못 느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대학에 와서도 이게 고등학교 인가? 하고 고민을 했었거든요. 저도 그랬어요!!!!(극공감!!!) 저는 20대 초반들에게 대외활동을 하든, 알바를 하든, 현장학습을 하든 좀 해봤으면 좋겠어요. 술 마시는 것도 좋고 그랬는데 여러가지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것들.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든. 그게 진짜 살면서 피가 되고 살이 되거든요.



그럼 지금까지 살면서 본인한테 가장 좋은 경험이었던 것은요? 안 했으면 후회했다할만큼 전환점이 되었던 것?


굳이 뽑자면 잘 모르겠는데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봤었거든요.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봤던 게 나중에 군대에서도 도움이 되거든요. 일을 하다가 옛날에 칼로 뭘 자르는 알바를 했었어요. 평행을 맞춘다거나. 수직은 어떻게 맞추고. 이런 걸 군대에서도 하게 되었어요. 거기서 이런거 전에 배웠냐고 하더라고요. 알바해서 해봤다고 했죠.
아, 진짜 좋았겠다. 네. 그런 자잘한 걸 써먹게 되거든요. 또 아르바이트 하다보면 가게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세금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일이 분배되고, 고객은 어느 연령대부터 시작해서 어디서 수익이 들어오고 이런 걸 배우게 되거든요. 배운다기보다 저절로 습득이 되는거죠.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여기서도 지금 뭐 서브웨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거죠. 경험이 진짜 좋은 것 같아요.




한국에서의 20대들의 생활은 어떤 것 같아요?


개인적인 입장인데 우리나라 교육제도 자체가 싸그리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대학교 안에서도 그런 것들이너무 많아요. 사업비리라든지, 대학들도 구조조정이 되고 있고. 또 여기와서 느꼈던 것도 다른 나라 교육을 보면 안 그러거든요. 한국사람들이 영어를 못하고 자신감 없고 그런 게 다 이젠 이해가 돼요. 교육 자체가 바뀌어야한다고 생각을 해요. 20대들 보고 있으면 다 취업 준비하고, 대학 어디 좋은데로 갈까 그런 생각하고, 대학 좋은데를 못 나오면 편입을 해서라도 바꾸려고 하고. 물론 저는 이젠 그것들에 대해 어느정도 적응했어요. '아, 대한민국에서는 그렇게 살아야겠구나.' 소시민으로써 내가 교육자들을 바꾸지 못하니까. 투표는 할 수 있겠지만. 다른 나라 보니까 그게 비교가 많이 되는거예요. 특히나 23-5살이 되면 다들 독립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여건이 안 되잖아요. 집 값도 비싸- 독립할 여건도 안되고 그러다보니까.. 물론 문화차이도 있겠지만요. 제가 지금 20대 후반인데, 20대 초반인 분들에게 굳이 대학 좋은데 가지 않아도 훌륭한 사람 될 수 있거든요. 한국사회가 너무 치열하지만.. 어떨 땐 지레 겁 먹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본격적인 사회 생활 전에 친구들로부터 상사 욕하는 소리, 야근, 회식문화 그런것부터 듣다보니 좀 두려워지더라고요. 근데 어쨌든 우린 다시 거기에 들어가야 되고, 뛰어들어 가야하잖아요.







한국가면 어떻게 살 계획인가요?


죽을 각오로 살아야죠. 공부 열심히 해야죠. 취업 준비도 하고, 많이 공부하고, 알고, 배우고 그래야죠.
대기업 준비해볼거예요? 꼭 그런건 아니에요. 저는 그냥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어요.
영어를 얘기하면서 해외영업을 하고 싶어요. 꼭 해외영업이 아니어도 영어를 쓰는 일을 하고 싶고요.




거의 1년, 워홀을 하며 시간을 보내온 노희철에게 하고싶은 말은?


한 마디 하고싶네요. 열심히 좀 살지 그랬니.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ㅋㅋ)끝까지 후회모드야!!
이 경험으로 한국가서는 열심히 살아라. 후회할 때 후회하고 위기인 거 알면서도 아무것도 안 하면 진짜 힘들다.



그럼 1년 후에 노희철에게.

거기서 또 후회하고 있니? 장난 아니고 진짜로요!

1년 후 나에게 격려를 해야하나? 니가 캐나다에 와서 느꼈던 것 까먹지 말고 그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계속 살았으면 좋겠다. 희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