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32. 무임승차, 뻐근한 어깨.
#Day132
in Vancouver
Writer : Hani Kim
이번주는 사실 거의 딱 3일 일하고 오프인 주였다. 근데 감사하게도 아침에 매니저님한테 연락이 와서 출근하게 되었다. 예이!
9시 30분에서 6시 시프트인데 연락이 9시에 닿아서 10시 반까지 가겠다고 했다. 문자가 30-40분 전에 와있었는데 내가 답을 안해서 한 20분 후에 다시
연락을 주신 모양이었다. 알고보니 다른 사람들한테도 다 연락을 돌린 것 같았다.
원래 매니저님은 월요일날 일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월요일도 널 부를 수 있어!라고 예전부터 새이건이 말했었는데 그걸 잊고 있었다.
오늘 출근하니 오랜만에 보는 새이건이 날 반겨주었다. 역시 부드러운 남자ㅠㅠㅠㅠㅠㅠㅠㅠ
저녁 때 엄청 하이(High~)해진 사람이 들어와서 세이프웨이 앞 진열대를 막 부수고 망가뜨린 일 빼고는 뭐 그냥 무난한 하루였다.
역시 월요일이라 그닥 바쁘지도 않았고, 진짜 우리 스토어는 혼자 맡아도 될 정도로 길게 줄을 서질 않는다. (좋다...♥)
오늘 하루를 떠올려보면 가장 먼저 '무임승차'란 단어가 떠오르는데..
무임승차란 제목을 올리면서도 '이거 나중에 트랜스링크에서 전화오는거 아니야?' 싶은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당연히 일부러 그런건 아니고
아침에 나름 다 챙긴다고 다 챙겼던 거 같은데 스카이트레인 타려고 지갑을 찾아보니........없는거다.
한 쪽 구석에서 그렇게 크지도 않은데 깊은 에코백 안을 휘휘 손으로 저어가며 지갑을 계속 찾다가.....나는 그렇게 그냥 가방을 다시 어깨에 매고 자연스럽게 개찰구를 통과했다. 스케쥴러도, 책도 다 챙겼는데 왜 그 중요한 지갑은 없는거냐고......으엉엉엉 하고 손놓고 있기엔 얼른 일을 가야했으므로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여졌고 그렇게 나는 무임승차를 해버렸다.
사실 여기 캐나다는 우리나라의 티머니카드 제도가 이제 막 한창 적용중인 단계라서 한달동안 사용할 수 있는 먼슬리패스 혹은 한 번씩 쓸 수 있는 티켓(2시간동안 환승가능-컴패스도 마찬가지) 그리고 컴패스카드(티머니라고 보면 되는)가 있다. 크게 그냥 2가지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씩 쓰고마는 티켓도 이젠 종이가 아니라 카드로 바뀐지 꽤 되었는데 여긴 아직 종이로 쓰인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실 여긴 '무임승차'가 굉장히 쉬운 곳일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사람이 있긴 하지만 매번 확인은 안 한다.
물론 홈리스로 보이는 분들을 막는지 안 막는지는 솔직히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러쉬타임에는 한 명씩 붙잡고 확인하긴 어려울 것 같다.
뭐 이제 점점 기계 시스템도 컴패스카드용으로 점차 바뀌겠지만.... ;) 아무트 무임승차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하게 되더라. 양심에 관하여..
뻐근한 어깨
그렇다.. 요즘 매일 여기저기가 뻐근하다. 어깨, 다리.. 지난 주 금요일인가, 다른 스토어에 있는 코워커 마테오가 발에 문제가 있어서 일주일동안 쉬면서
치료할거라고 했는데 나도 일주일내내 쉬면서 마사지나 받고싶다...라고 느끼는 걸 보면 정말 여기저기가 불편하긴 한 것 같다.
자꾸 나이타령해서 좀 그런데 정말 스무살 초반대랑 비교했을 때 많이........몸이 늙고 있구나, 교회언니들이 이제 너도 비타민같은 영양제 챙겨먹을 때다,
친한 언니가 여기 올 때 오메가를 챙겨줬었는데 그게 괜한 게 아니구나..(...미안ㅜㅜ언니 아직도 안 먹고 있어요......이제 먹어야할 때라는 걸 실감중ㅠ..ㅠ)
아까 페이스북에서 태국에서 당뇨병 관련 공익광고라며 엄청나게 징그러운 포스터를 봤는데 그게 남 일 같지 않게 느껴지는 건 엄마가 당뇨였어서도 그렇지만
정신 못차리고 이빨도 안 좋으면서 단거 엄청 좋아라하는 나도 언젠가 40대, 50대, 60대... 그 때가 되어서 엄청 후회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확 와닿아서다.
날이 점점 좋아질 것 같으니까 집 바로 앞에 있는 퀸 엘리자베스 공원에 매일 가서 걷고 뛰고라도 해야겠다!!!!!!!!!!! 진.........ㅉ ㅏ!!!!!!!!!!!!
한국가서 취업하면 더 건강 못 챙길 거 같은데 이렇게 여유로울 때라도 더 챙겨야지ㅠㅠㅠㅠㅠㅠㅠㅠ
밀가루 먹으면 속이 늘 안 좋은데 여기서 너무 자연스럽게 자꾸 빵 사먹고, 과자 먹고...
'건강'에 좀 더 포커스를 둬야겠다. 돈 더 벌려고하다가 돈 더 나가게 생겼다,라는 말도 와닿고 나이를 먹긴 했나보다. 스트레칭하고 자야지!!
그냥 잡 얘기
이 날 새이건하고 오랜만에 일해서 너무 좋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에 약 8달 후면 돌아가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새이건 표정이 확 바뀌면서 아쉬운 게 그대로 드러나는 걸 보고 뭔가 울컥했다. 너무 고맙기도 하고...
적어도 우린 한국인 친구가 생겼다고, 그렇게 말해주는데 왜 그렇게 고맙고 벌써부터 그렇게 아쉬운지...
참 좋은 코워커들을 만났다. 이런저런 불평불만을 늘어놓아도 결국 너무나 편안하게 일도 구했고, 생활도 하고 있고, 좋은 사람들과 일을 하고 있고,
배우고 싶었던 커피도 이젠 제법 빠른 속도로 만들 줄 안다. 나중에 정말 헤어지는 날이 오면 감수성 풍부한 나는 또 울컥울컥해서 분명 울거다....ㅜㅜ
날씨가 굉장히 좋았고 밤엔 보름달도 떴는데.. 보름달엔 막 늑대같은 사람들이 날뛴다며.......ㅋㅋ룸메말처럼 정말 어떤 미친 손님이 한 명 왔는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눈으로 직접 엄처 업된.. 정신나가보이는 사람을 보게 되었던 날. 갑자기 막 델리에서 큰 소리가 나더니 시큐어리티가
저지시키니까 다시 매장으로 돌아와서 진열대에 있는 걸 막 사정없이 내치고는 가버렸다. 조금 무서웠다.
마약을 한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가끔 그런 사람들을 볼 땐 떠올릴 수 없는 '마약'이 여기서는 꽤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는 단어가 되었다.
그런 걸 보면 환경에 따라 사람도 생각하는게 변하고, 또 그런대로 적응하는구나,싶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싶기도 하고 저 사람은 대체 왜 저렇게 된걸까..궁금하기도 하고.
+
추가로 근황을 얘기하자면 요즘엔 시간날 때마다 뷰티유투버들의 영상을 많이 보고있고, 영어공부 겸 다시 드라마 정주행을 하기 위해 SMASH를 보고 있다.
프렌즈를 볼려고 했는데......... 역시 음악을 좋아해서 그런지 뮤지컬드라마가 좋다. 글리도 그렇고, 스매쉬도 그렇고!
음악을 좋아한다면 요 두 개의 미드는 완전 추천한다!!!!!!!!!!<3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