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ADA(2015.10~)/DAILY

#11일째. 구직중, 겁, 스벅순이가 되고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왔다

honeyliciousworld 2015. 10. 25. 10:53

밴쿠버에 온 지 열흘이 지났다. 세보니까 딱 11일째인 오늘.

백수의 마음을 캐나다에 와서 느끼고 있다니 좀 이상하다.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아, 이제야 고용되지 않는 자들의 그 조급한 마음을 느끼고 있구나, 하고.

이렇게까지 내가 '고용해주세요.....'모드로 뭔가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정말 당연한 일이지만....

잠시나마 한국에 돌아가는 상상을 아주 자연스럽게 몇 초간 해보기도 하는 걸 보면

나 여기서 조금 겁 먹었구나, 완전 소심하고, 겁쟁이구나. 하고 또 느낀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것 같아 보이는 나.

이게 캐나다에서의 내가 바라본 나의 모습이었다. 자존심도 상하고, 인정도 해야하고..

사실 자존심 상할 게 아니라 그냥 배우고 익혀야 할 문제인데 바보같이 비난하기만 했던 거 같다.

룸메가 이런 말을 했었다. 귀하게 컸나보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이 말... 내가 교우를 바라보며 생각했던 거였다.

나의 불찰이었... 내가 막상 이 말을 듣고나서 보인 반응은 뭐였을까?

"아니야!!! 나 진짜 막 자랐어!!!"

부모님께 순간 죄송해져서 바로 "아닌가.."라고 했지만 그동안 나는 정말 정말 귀하게 컸다는 생각을 별로 해본 적 없었다.

근데 인정할 건 인정하자. 뭐가 '귀하게 자란 것'인지. 그 뜻을 좀  다시 생각해 볼 필요는 있겠다 싶다. 지금은 말이다.

 

처음에 들었을 땐, 약간 이거 나 무시 발언인가.. 아니면 비꼬는 건가..

할 줄 모르는 게 많아서..?(요리며, 길치인 거며..ㅜ_ㅜ)라고 생각하기만 했는데....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나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솔직히 19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수시합격을 딱! 받고나서 11월부터였나..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거의 알바를 쉰 적이 별로 없었고 2014년도를 제외하고, 정말 공부만 하자-하고 쉬었던 한 학기 빼고는 빼곡히

알바를 빼놓지 않고 했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첫 번째 이유였지만.. 개인적으로 어떤 경험이든 해보는 걸 좋아하고 바쁘게 살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좀 스트레스를 푸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어(......이 말투..ㅋㅋㅋㅋㅋㅋㅋㅋ요즘 그녀는 예뻤다를 많이 봐서 그런가)

늘 열심히 일을 했다. 물론 소비는 아주 자연스럽게 줄줄~~~ㅎㅎ또 아낄 땐 아낀다고 정말 도시락만 싸들고 다녔던 힘들었던 시간들도 이젠 다 추억이다.

 

그래서 그런 지 '귀하게 자랐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내 안에 뭔가 욱-하는 건.. 정말 당연했다.

근데 정 반대로 그래서 뭐가 그렇게 힘들었나 따져보면 정말 힘들었던 친구들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고.

무려 4명의 가족들과, 또 캐나다로 건너오기 전 1달 반동안 우리집에서 홈스테이중인 중국인 동생까지 합해서 총 6명이서..

그렇게 북적이는 가정 속에서 살아온 건 어쩌면 정말 너무나 lucky한 일인 것.

또 귀하게 자란 것이다. 정말 그렇다. 삼시세끼 늘 해주려고 하시는 엄마 밑에서, 또 나와 너무 성격이 잘 맞는 편안한 아빠 밑에서.

귀염둥이 동생들 두 명과. 그정도면 너무나 귀하게 잘 자란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그래 뭐 그렇게 억울했었지? 뭘 그렇게 원망했었지?하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든다.

 

 

갑자기 눈물 날 거 같은데..ㅋㅋ그래서 사실 컴플레인할 것도 없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그냥 잘 살아야만 하고, 살아남아야 한다!

한국나이로 26살이지만, 여기선 또 25살. 딱 중간이다. 참 좋은 나이에 캐나다라는 땅에 와있지 않은가?

타령 그만하고, 이젠 조금 나를 내려놓고 다시 내 길 걸어보자:^D!!!!!!

 

급 꽃화색ㅋㅋㅋㅋㅋ...근데 정말 이런 저런 생각 많이 난다. 영어공부 더 열심히 해왔어야 하는건데, 또 카페 알바 무조건 해보고 올걸..

새로움을 너무 좋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겁도 많은 나. 그냥 나 그대로 인정해버릇 해야지.

 

 

 

쫄 거 없다. 불과 2일 전인 22일부터 본격적인 구직을 위해 온라인 접수를 했지 않은가. :D

 

 

스타벅스는 온라인 지원을 먼저 하고 그 다음 전화 인터뷰, 방문 인터뷰, 하이어링!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아직 방문 인터뷰도 해본 적은 없음)

http://www.starbucks.ca/careers/working-at-starbucks 

 

* 스타벅스 전화 인터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인터뷰였던) 이야기

 

어제 우연히 발견해서 신난 중고샵을 "우왕!!! 여기 짱이다!!"하며 돌던 중 604로 시작하는 전화가 오길래...

앗.......이것은....스벅인가..했다. 어디 스타벅스인지는 감이 안왔고, Blah~~~~엄청난 속도로 말하는 한 남자의 말에..

벙쪄서 계속 yes- yes- I don't care ...about it. 하며 완전 느려터지게 대답을 하고 있는 내 속도만 기억난다.

젠장. 그래.. 나같아도 날 뽑지 않을거야!!!!!하면서 완전 blame...ㅋㅋㅋ

 

그치만 제발 속으로는 그래도 제발....... 느낌이 좋았던 그 스타벅스에서 다시 전화가 오길.. 이메일이 오길..바라고 있었다.

사실 지금도 간절히 바라는 중이지만.

 

내용은 누군가 참고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어놔야겠다.

 

며칠 전, 집 주변에서 길가다가 우연히 본 스타벅스를 보고 '아, 저기 되게 평화로워보인다 뭔가..' 생각했었다.

스타벅스 온라인 지원은 한 계정당 하루에 5개를 지원할 수 있는데, 그래서 그냥 일단 온라인으로 지원하기 전에 먼저 물어보러 갔었다.

기대도 안했는데 구하고 있다고 해서 레쥬메를 먼저 두고가도 되냐고 물었다.

맨 처음 두 곳에선 "We're not hiring."이란 차가운 말을 듣기도 하고, "We can't accept your resume~~~온라인으로만 받아"이런 말도 들었지만. 대부분 온라인 지원했다고 하면서 레쥬메를 두고 가도 되냐고 하면 그러라고 한다.

 

"안녕~ 여긴 Cambie st.~~~~스타벅스야. 지원서 잘 받았어."

"너 비자 만료기간은 어떻게 되?"

"시간은 언제가 되? 일하고 싶은 시간은?" Shifts를 물어보고 일할 수 있는 요일을 묻는거다.

솔직히.....아주 솔직히 얼굴 보면서 말했으면 더 자연스럽게 술술 나올 수 있는데............(핑계대는중)

전화로 하니까......뭔가 더 쫄아서 말도 느려지고 잘 캐치를 못했다. 저 쉬운 걸 ㅠ0ㅠ유유유유유유

 

지금 후회하면 뭐한다...? 오늘 찾아가서 어떻게 되고있는거냐 묻고 싶었지만

통화 끝에 살펴보고 이메일 준다고 하는 거 같아서...일단 그대로 상황종료. (대충 때려맞추기....나의 리스닝...하아..)

 

바로 찾아가볼까 생각도 했지만, '기다림'도 하나의 방법이라고ㅋㅋㅋㅋ

너무 재촉하기보다 좀 기다려보고 여기저기 또 지원해보기로 했다.

 

암튼! 너무 조급해하기보다는! 천천히 평안한 마음으로 시작해야지~라는마음!

그래,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에 오길 잘한 것 같다. 모든 게 훈련이고, 연습이고...ㅎㅎㅎ

 

 

 

+저번에 여기까지 썼었는데, 스타벅스 깨알 꿀팁을 좀 적어둔다.

 

온라인접수 전에 그냥 스타벅스란 스타벅스는 다 찾아가서 먼저 Resume를 뿌리고, 받아주는 곳도 안 받아주는 곳도 있으니

그 주소를 메모장에 잘 적어두고 나중에 집에와서 혹은 정리하면서 바로바로 레쥬메를 받아준 곳을 먼저 지원하는 게 좀 더 효율적인 것 같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한 계정당 5개가 하루 최대치인데 괜히 안 받아주는데까지 할 필요도 없고, 헷갈리지 않게! :D

이건 그냥 주관적인 의견이다. 어디든 온라인으로 다 신청하겠어!!!!!하면서 계정을 많이 만들어서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여느 후기에서나 볼 수 있듯이 정말 가뭄에 콩나듯 전화온다. Case by case.

열다섯군데에 직접 방문했고, 그 이상 온라인 지원을 했지만 전화가 오거나 시간협의를 하려고 한 곳은 딱 세 곳 뿐이었다.

(물론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소개로 간 곳이라 예외로 두고) 

 

나처럼 스벅순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랬던 사람들에게 소소한 팁이 되기를 바라며! Good Luck!<3